퇴근길에 보는 뉴스 요약, 스브스레터 이브닝입니다.
대선 막바지로 갈수록 여론기관들이 조사 결과를 쏟아내고 있는데요, 조사 결과를 인용한 보도들도 많고요. 이제 이런 보도를 거의 볼 수 없게 되죠. 대선 6일 전인 내일(3일)부터 선거일 투표 마감 시각(9일 오후 7시30분)까지 선거에 관한 정당 지지도나 당선인을 예상하게 하는 여론조사의 결과를 공표하거나 인용할 수 없으니까요. 표심 흐름을 알 수 없는 오리무중의 기간이 시작되는 거죠. 다만 오늘(2일)까지 조사한 결과를 내일 이후에 공표하는 건 가능해요. 그래서 오늘이 공표할 수 있는 여론조사를 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인 셈이죠. 많은 언론사들이 오늘까지 조사해서 내일 결과를 보도할 계획들을 세워놓고 있고요.
"마지막 여론조사에 참여합시다"
"마지막 조사 이기면 선거도 이긴다"
이번엔 어떨까요? 최근 발표되는 여론조사를 보면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오차범위 내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죠. '초초초 접전'이라면서 '초'를 여러 번 넣어서 박빙의 판세를 설명하기도 하고요. 그래서 예년과 달리 예측이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네요. 게다가 가능성이 낮아졌지만 야권 후보 단일화라는 변수도 아직 살아 있고, 여론조사가 발표되지 않아도 여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뉴스가 바로바로 소셜미디어(SNS) 등 실시간으로 전파되는 미디어 환경도 무시할 수 없죠. 마지막 여론조사가 나와도 투표함이 다 열릴 때까지는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네요. 이번 대선의 특징이기도 하고요.
왜 금지 기간 두나?
밴드왜건 효과는 유력 주자에 관심이 집중되는 현상이죠. 편승효과 정도로 번역할 수 있겠네요. 서커스 따위 행렬의 선두에 선 악대차가 밴드웨건(bandwagon)인데요, 미국에서 후보를 밴드웨건에 태우고 선거운동했더니 군중이 별 생각 없이 덩달아 뒤를 졸졸 따랐다고 해요. 이런 현상에 붙여진 이름이죠. 언더독 효과는 밴드왜건 효과의 반대 현상을 의미하는데요, 상대적으로 지지세가 약한 후보에게 표를 주려는 현상을 말하죠. 언더독은 개들끼리 싸울 때, 밑에 깔려서 지고 있는 개를 응원하는 심리를 표현한 말이고요.
밴드웨건 효과나 언더독 효과 모두 선거에 영향을 미쳐 유권자의 진의를 왜곡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6일이라는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을 두고 있는 거죠.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도 변화가 있었는데요, 1994년부터 2005년까지는 공식선거운동 기간 내내 공표하지 못하도록 했죠. 이후 6일로 줄어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죠.
"여론조사 공표 금지 폐지해야"
유권자를 자유롭고 능동적인 의사결정 주체로 보는 게 아니라 주변 환경에 휘둘리는 피동적 존재로 보는 반민주적 인식이다. (..) .이로 인해 국민의 알 권리를 제약하는 문제는 심대하다. 유권자는 선거 전반의 상황을 알 권리가 있다. 유권자는 어떤 사건이 발생하면 이것이 여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고 싶어 한다.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유권자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공표나 보도만 금지하므로 이 기간에 여론조사는 실시된다. 각 정당이나 단체, 언론사는 공표 금지 기간에도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이는 형평에도 맞지 않는다. 왜 이들에 비해 유권자를 차별하는가.
이밖에도 '공신력 있는 조사 결과를 공표하는 것이 허위조작정보 확산을 막는 방법이다' '사전투표자는 놔둔 채 본투표자에게만 적용하는 건 모순이다'는 등의 반대 의견도 많네요. 선관위도 지난 2016년 20대 총선 후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을 2일로 단축하는 방안을 담아 공직선거법 개정 의견을 냈지만 국회를 통과하지는 못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