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동아시안컵 축구에서 중국과 홍콩이 이른바 '홍콩 시위 더비'를 펼쳤습니다. 중국 국가가 연주되자 홍콩 관중이 등을 돌리고 야유를 퍼붓는 등 장외전이 뜨거웠습니다.
부산에서 이정찬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 전부터 부산 아시아드 경기장 주변에서는 중국과 홍콩의 응원전이 펼쳐졌습니다.
주로 유학생들로 구성된 중국 응원단과는 달리
[Hong Kong is not China. (홍콩은 중국이 아니다.)]
검은 마스크를 쓴 홍콩 팬들은 조직적으로 구호를 외치며 전의를 불태웠습니다.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응원에 임하는 두 팀 팬들의 각오는 엇갈렸습니다.
[장저루이/중국 유학생 : 경기장에서 축구만, 다른 (정치적) 이런 의미는 없어서 더 좋다. 이런 생각 해요.]
[입 모 씨/홍콩 시민 : 꼭 라이벌을 이기고 싶습니다. 정치가 아니라 사회 문제이고, 어떤 일도 사회와 분리될 수 없습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보안은 더욱 강화됐습니다.
FIFA 규정에 따라 정치적 문구가 적힌 게시물의 반입이 금지되면서 보시는 것처럼 곳곳에서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신경전은 국가 연주 때 절정에 이르렀습니다.
홍콩도 중국 국가를 사용하기 때문에 중국 국가만 한 번 연주됐는데 홍콩 팬들은 등을 돌리고 손가락 욕을 하며 야유를 퍼부었습니다.
경기에서는 중국이 객관적으로 한 수 아래인 홍콩을 2대 0으로 꺾고 대회 첫 승을 거뒀습니다.
홍콩은 팬들의 뜨거운 응원 속에 치열하게 맞섰지만 결국 무득점 3패로 대회를 마쳤습니다.
(영상취재 : 김균종, 영상편집 : 김병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