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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은 마치 '제2의 봄'이 연상되고 있습니다. 레바논에서는 지난 10월 17일 정부가 재정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왓츠앱 등 메시지 앱에 수수료를 부과하자 이에 대한 반발로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앱 과세 방안을 내놨던 총리가 물러나고 새 정부 구성이 시작됐지만, 시위대는 막대한 국가부채, 실업률 등 경제난과 기득권 정치인들의 부패를 비판하면서 참신한 인물로 구성된 내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란은 지난 11월 15일 예고 없이 휘발유 가격을 50%나 올리면서 항의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됐습니다. 국제 인권 단체들은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이후 사망자가 수백 명에 달할 거라는 관측을 내놨고, 미국 정부는 1천 명이 넘을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이란 치안 당국은 시위로 인한 공식적인 사망자 수를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이라크 역시 16년 동안 이어진 전쟁과 무능한 정부에 대한 반감이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10월부터 반정부 시위가 이어져 군경의 진압으로 450명이 사망하고 2만여 명이 부상했습니다. 아딜 압둘-마흐디 총리가 전격 사퇴했지만, 사태가 진정되기는커녕 총격 사건 등으로 시위는 더욱 격화되고 있습니다.

볼리비아에서는 원주민 출신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이 3주 동안 이어진 선거 결과 불복 시위 끝에 지난 11월 11일 사임을 발표했습니다. 선거법 위반 의혹으로 시위가 일어났지만 지난 2년 동안 볼리비아 극빈층이 계속 늘었나는 등 볼리비아의 근본적인 문제 역시 빈부 격차라는 지적입니다.
또 지난 10월 에콰도르에서 시작된 시위는 수십 년 동안 지속됐던 연료보조금 폐지로 촉발됐습니다. 보조금 폐지로 휘발유 급등과 교통, 식품비용 인상으로 이어진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반정부 시위로 확산됐다가 정부의 정책 철회로 종료됐습니다.
이 밖에도 기후 변화에 정부 대응을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미국, 영국, 독일, 스페인, 오스트리아, 프랑스, 뉴질랜드 등에서 일어나는 올 한 해 전 세계는 거리로 나온 사람들이 차지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