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척추뼈가 휘어져 심장이 작아지고 숨도 잘 못 쉬는 케냐 소년이 살기 위해 한국을 찾았습니다.
어떤 사연인지 조동찬 의학전문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케냐에서 온 17세 청소년 레샨, 심각한 척추 측만증과 후만증을 앓고 있습니다.
[김학선/강남세브란스 정형외과 교수 : 여기까지가 폐가 있어야 될 자리인데 앞뒤로 돌고 해서 여기에 일부 있고 여기에 일부 있고.]
[레샨 (17세)/척추 측만증, 후만증 환자 : 숨을 길게 쉴 수 없습니다. 숨을 자주 빨리 쉬어야만 합니다. 숨을 쉴 때 가슴 부위가 아픕니다.]
레샨은 10년 전 부모를 잃은 후 선교사 보육원에 맡겨졌습니다.
[김동희/케냐보육원 선교사 : 어느 날 어떤 할머님이 오셨어요. 아이를 데리고 와서 우리 아이들 배 좀 안 고프게 밥이라도 먹여달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뒤틀린 척추 때문에 잘 먹을 수 없었습니다.
[레샨/척추 측만증, 후만증 환자 : 빨리 먹을 수 없습니다. 천천히 조금밖에 먹지 못합니다.]
척추뼈의 뒤틀림이 심해지면서 심장도 이미 성장을 멈췄습니다.
[김학선/강남세브란스 정형외과 교수 : 가슴 뛰는 거 만져보면 가슴이 쾅쾅 뛰잖아요. 엔진(심장)이 작으니까 엔진(심장)이 빨리 움직여서 뛰려고 하는 것이거든요.]
케냐 병원에선 수술이 불가능한 상황, 살기 위해 비행기표만 구해 한국을 찾았지만 아직 치료비는 마련하지 못했습니다.
[이선구 (목사)/사랑의쌀나눔운동본부 이사장 : 한국에 불러들여야 뭐 수술하든 뭘 하든 그렇게 하자, 그래서 (레샨을) 부르게 됐습니다.]
뒤틀어진 척추뼈를 곧바로 펴는 건 매우 위험한 수술이라 의료진은 신중한 판단을 내렸습니다.
[김학선/강남세브란스 정형외과 교수 : 지금보다 길이를 한 5센티 정도만 늘려줘도 일반인 정도의 여명을 누릴 수 있을 겁니다.]
레샨은 꼭 나아서 케냐로 돌아가겠다고 말합니다.
[레샨/척추 측만증, 후만증 환자 : 학교에서 공부 열심히 해서 케냐의 지도자가 되는 게 꿈입니다. 그래서 케냐를 발전시키고 케냐 사람들을 돕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