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가운데, 원자력병원 혈액종양내과 과장 나임일 교수가 지난 23일 유튜브 '나박사의 Medical Talk'에 공개한 "암 전문의가 바라본 '펜벤다졸(동물 구충제)' 사용 전 고려사항"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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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에서 나 교수는 동물 구충제에 든 펜벤다졸 성분이 암을 치료했다는 사례에 대해 "인체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았고, 체계적으로 연구된 데이터가 없다"면서 "(사례의 주인공이 신약의 임상시험에도 참여한 것으로 보아) 암이 호전된 것이 신약의 효과인지, 펜벤다졸의 효과인지 명확히 검증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나 교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박한 심정으로 펜벤다졸 복용을 결정한 사람들을 위해 주의사항을 언급하며 당부의 말을 전했습니다.
먼저 나 교수는 "부작용이 생길 때를 대비해 의사에게 알려라"라며 "간 독성에 대한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니, 황달이 생기거나 소변 색이 진해진다면 즉시 약을 중단하고 검진을 받아라. 또 골수 억제 부작용도 생길 수 있어 발열이나 출혈 등 감염 혹은 혈소판감소증이 의심된다면 바로 검진을 받아야 한다"라고 당부했습니다. 또 "약을 2~3달 먹고도 종양이 커지거나, 부작용이 있다면 즉시 약을 중단해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나 교수는 또 "다른 약이나 민간요법을 병행하지 말아라. 약과 약 사이에 상호작용으로 독성이 심해질 수 있다"라고 조언했습니다.
끝으로 나 교수는 "보호자나 가족과 충분히 상의하되, 환자 본인의 의견이 가장 중요하다"라면서 "검증 안 된 치료법을 접할 때는 받아들이는 기준이 있어야 한다. '누가 했더니 효과가 있더라'라는 식으로 따라가다가는 온종일 새로운 방법만 찾고 시도하다가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다. 치료가 힘들어 상황이 어려울수록 차분하고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라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나 교수는 영상을 올리게 된 이유에 대해 "암 환자와 가족 분들의 심정을 생각하면 부작용을 말씀드리기조차 망설여지지만, 밑져야 본전 식으로 복용해보겠다는 분들이 있어 급하게 영상을 찍었다"라며 "많은 고민 끝에 펜벤다졸 복용을 결정한 분들에게는 '복용 시 주의사항'을 참고하라는 말씀밖에 해드릴 수 있는 것이 없어 암을 치료하는 의사로서 착잡한 심경이다"라고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출처=유튜브 '나박사의 Medical Tal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