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통신과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영국 웨일스에 사는 한 여성이 쌍둥이 아들과 딸 이름을 각각 '프리처'(Preacher·전도사), '사이어나이드'(Cyanide·청산가리)로 지었다가 법적 분쟁으로 이어졌습니다.
여성은 청산가리가 나치 독일 독재자였던 아돌프 히틀러를 죽인 "사랑스럽고 예쁜 이름"이라며 아이에게 붙여주려 했다고 말했습니다.
히틀러가 권총이 아니라 청산가리 중독으로 사망했다는 설 때문입니다.
영국 가정법원은 지난해 9월 아이의 행복을 생각하지 않았다며 이름 사용을 금지했지만 여성은 항소했고 최근 열린 항소심에서도 법원은 1심과 같은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 여성은 약물 남용과 정신병력이 있었고 아이들은 위탁 양육 가정에 맡겨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뉴질랜드 내무부는 루시퍼(Lucifer·사탄), 크라이스트(Christ·그리스도), 메시아(Messiah·구세주)라는 이름을 쓰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뉴질랜드에선 또 쌍둥이 이름을 영국의 대표요리 '피시 앤 칩스'(Fish and Chips)로 붙이려는 시도도 있었습니다.
덴마크의 한 부모는 아기를 항문(Anus)으로 지으려 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고, 중국에선 전자우편 주소를 표기할 때 쓰이는 @를 아이 이름(Wang @)에 넣었다가 금지당한 경우가 있습니다.
1996년 스웨덴 정부가 가구업체인 이케아(IKEA)등의 이름을 쓰지 못하게 한 것에 항의한다는 차원에서 한 커플은 정체 모를 아기 이름(Brfxxccxxmnpcccclllmmnprxvclmnckssqlbb11116)을 붙이려다 거부당했습니다.
이밖에 극단주의 테러단체인 알카에다 수장이었던 오사마 빈라덴과 누텔라(초콜릿 잼), 페이스북 등도 사용을 허가받지 못한 이름들이었습니다.
기괴한 이름들이 각국 정부나 법원의 문턱을 넘지 못했지만 영웅 캐릭터나 영화 속 인물에서 따온 이름들은 대체로 살아남았습니다.
영국에는 슈퍼맨(Superman)으로 불리는 어린이가 최소 2명(1984년 이후 기준) 있으며 영화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마법사 간달프(Gandalf)가 이름인 아이도 6명이나 됩니다.
역으로 부모가 지어준 평범한 이름을 거부하고 스스로 특이한 이름을 선택한 사례도 있는데, 영국 남성인 샘 스티븐스는 법정 투쟁 끝에 만화영화 '토이 스토리'에 나오는 '버즈 라이트이어'(Buzz Lightyear)로 개명하는 데 성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