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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체적이고 과학적인 한글, 뇌 발달에도 영향

<앵커>

우리 한글은 들리는 대로 소리를 표기하고 한자는 뜻을 표기하죠. 또 영어는 알파벳을 좌우로 나열하는 방식이지만, 한글은 자음과 모음을 좌우 그리고 위아래 방향으로 조합해서 만드는 방식입니다. 이런 언어의 차이가 뇌 발달에도 고스란히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남주현 기자가 소개하겠습니다.

<기자>

30대 남녀에게 우리말 단어와 한자를 읽어보게 했습니다.

[(어떤 의미인지 짐작 가시나요?) 전혀 잘 모르겠어요.]

뜻과 음을 다 외워야 하는 한자와 달리 한글은 읽는 법만 알면 따로 외울 필요가 없습니다.

[김한결/33세·직장인 : (한자는) 모양을 갖고 기억해야 하는데, 한글은 원리로 읽는 방법을 체득할 수 있는 거니까.]

이런 한글의 원리는 나이 들어 뇌 기능이 떨어지기 시작할 때 큰 장점으로 나타납니다.

한 대학병원이 사물을 인지하는 특정 뇌 부위가 손상된 치매 환자들의 한자와 한글 읽기 능력을 조사했습니다.

한자 읽기 능력은 모두 기준 이하였는데, 한글을 읽는 능력은 보존돼 있었습니다.

치매 환자에게도 한글은 의사소통 수단이 될 수 있는 겁니다.

[나덕렬/삼성서울병원 뇌신경센터 소장 : 한자는 글자가 아니라 물체처럼 인식해 아래쪽으로 가는 거고, 한글은 소리글자이기 때문에 위쪽으로 가는 거고.]

또 한글은 영어보다 뇌의 더 많은 영역을 활성화합니다.

영어는 알파벳을 좌우로 나열하지만, 한글은 자음과 모음을 위아래까지 조합해 쓰기 때문입니다.

영어 레몬을 한글식으로 쓰면 두 줄에 걸쳐 알파벳을 쌓듯 짜 맞추게 됩니다.

이렇게 한글은 자음과 모음을 입체적으로 조합하기 때문에 언어를 담당하는 좌뇌는 물론이고 공간 감각을 담당하는 우뇌까지 활성화됩니다.

한글을 잘 쓰는지 관찰하면 초기 치매를 알아낼 수도 있는데 받침이나 이중모음을 쓸 때 어려워한다면, 치매를 의심해봐야 합니다.

(영상취재 : 제 일·하 륭, 영상편집 : 이홍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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