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재개발이 시작된 동네들을 보면 쓰레기장처럼 변하는 곳이 많습니다. 원래 살던 사람들이 생활 폐기물을 남기고 가기도 하고, 무단으로 쓰레기를 버리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걸 처리해야 할 재개발 조합과 지자체는 난색만 표하고 있는데요.
현장&간다 김진우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기자>
서울 용산구의 한 재개발 구역 주택가, 가구부터 고무대야, 못쓰는 전자제품까지, 갖가지 쓰레기가 주택 외벽 높이만큼 쌓였습니다.
음식물 쓰레기도 곳곳에 나뒹굽니다.
쓰레기를 무단으로 버리지 말라는 경고문이 붙어 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버린 쓰레기들이 주변에 가득합니다.
동대문구 재개발 구역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원주민들이 떠나면서 생활 폐기물을 놔두고 가거나 지역에 살지 않는 사람들까지 쓰레기를 갖다 버리면서 마치 쓰레기장을 방불케 합니다.
[A 씨/서울 동대문구 주민 : 멀리서 차에다 (쓰레기를) 싣고서 버리고 가고 그런다고 그러더라고.]
남은 주민들은 불편을 호소합니다.
[B 씨/서울 용산구 주민 : 이게 차가 다니겠어요. 차가 일방통행도 아니고 양방인데 못 다녀요.]
[C 씨/서울 동대문구 주민 : 이제는 날이 더워지면 알게 모르게 냄새도 나.]
종량제 봉투에 담거나 폐기물 신고 스티커를 붙인 쓰레기는 구청이 치워야 하고, 무단 투기한 쓰레기는 조합이 처리하는 게 원칙입니다.
하지만, 구청과 조합 모두 버려지는 쓰레기가 너무 많아 제때 치우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용산구청 관계자 : 장비나 시간, 인력, 장소 등에 한계가 있어서 완벽하게 깨끗하도록 유지하기는 어려운 형편이 있습니다.]
[재개발 조합 관계자 : 트럭으로도 수십 대 분량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지자체가 먼저 치운 뒤 나중에 조합에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식을 제안합니다.
[권대중/서강대 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 : 이주 기간 동안에 나오는 쓰레기에 대해서는 지방자치단체가 다른 지역보다 우선해서 쓰레기를 치울 필요는 있습니다.]
지자체와 조합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동안 주민들 사이에서는 지역 슬럼화로 인한 범죄나 안전사고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안여진, VJ : 김종갑·노재민, 디자인 : 김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