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인을 사칭해서 투자자들을 모은 뒤에 돈만 받아 가로채는 사기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에 붙잡힌 일당이 빼돌린 투자금만 180억 원이 넘습니다. 유튜브 같은 데서 큰돈 벌 수 있다는 말 덜컥 믿지 마시고 투자하기 전에 꼼꼼히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배성재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금고 안에 5만 원권 현금다발이 쌓여 있습니다.
유튜브 등을 통해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광고하며 한 업체가 끌어모은 투자금입니다.
유명 투자 전문가를 내세워 투자자를 모았는데, 알고 보니 가짜였습니다.
투자 전문가의 사진을 도용해 사칭한 겁니다.
이렇게 85명으로부터 186억 원을 받아 가로챘습니다.
실제 투자를 하지 않고도 가짜 주식투자 앱을 만들어 꾸며낸 수익률을 투자자들에게 보여줬습니다.
[김성택/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장 : 범인이 특이하게도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올려서 앱을 다운받게 한 겁니다. 그래서 거기에 주식 종목도 보여주고 수익도 보여주고….]
경찰은 이 조직 국내총책 등 17명을 붙잡아 입건하고, 중국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해외총책 1명을 추적 중입니다.
방송·지면 광고와는 달리 온라인 광고는 유명인을 사칭해도 별다른 규제가 없어, 투자 사기 조직들의 집중 표적이 되어 왔습니다.
[존리/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 신뢰를 도둑질해서 돈을 버는 게 너무 쉽게 이루어지는 세상이 왔다는 생각을 하고요. 거의 매일 (투자자들에게) 전화가 와서 이게 당신이 맞냐, 그렇게 확인하거든요.]
사칭을 당한 유명인 스스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신고하거나, 관계기관들이 국내 망 사업자에게 사칭 광고 접속을 차단하도록 요청할 수 있지만, 과정이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려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습니다.
잇단 피해에 정부는 지난달 27일 유명인 사칭 투자사기 광고에 대한 범정부 TF를 설립하고, 철저한 수사를 예고했습니다.
구글도 자사 포털과 유튜브 등에서 사칭 광고를 하면 사전 경고 없이 계정을 영구 정지하겠다는 대책을 내놨습니다.
(영상취재 : 설민환, 영상편집 : 안여진, 화면제공 : 경기남부경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