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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에 2주 전 숨진 가족 묻어주고…다시 남쪽으로

<앵커>

이렇게 오랜만에 찾아왔던 짧은 평화의 시간이 끝나가면서 가자지구에도 다시 긴장감이 흐르고 있습니다. 임시 휴전 기간, 무너진 삶의 터전을 살펴보러 왔던 사람들은 다시 남쪽을 향해 피란길에 오르고 있습니다.

이어서 신승이 기자입니다.

<기자>

포성이 멈춘 가자지구.

모처럼 생필품을 구하러 나온 주민들로 시장이 북적입니다.

가자 북부엔 개전 이후 처음으로 구호트럭이 들어왔습니다.

연료와 식량이 절실했던 만큼 긴 줄이 섰습니다.

[야햐 카두스/가자지구 주민 : 일시휴전 발표할 때부터 요리에 필요한 연료를 타려고 줄을 섰어요. 긴 줄 보이죠. 하지만 불행히도 들어오는 양이 너무 적습니다.]

피란민들은 서둘러 두고 온 가족과 집을 찾아 나섰습니다.

혹시나 했지만 다시 찾은 마을에는 건물도, 사람도 사라졌습니다.

폐허가 된 삶의 터전을 두 눈으로 확인하고서는 망연자실할 뿐입니다.

[이야드 알 나자르/가자지구 주민 : 제가 44세입니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돈을 모으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지은 집입니다. 그런데 한순간에 없어져 버렸어요.]

가자시티 난민촌을 다시 찾은 아들은 2주 전 숨진 아버지와 조카의 시신을 수습했습니다.

뒤늦게 집 마당에 두 사람을 묻고선 이렇게 질문합니다.
가자시티 난민촌 다시 찾은 피란민

[알리 마흐디/가자지구 주민 : 우리가 잘못한 게 뭔가요? 우리는 하마스도 파타당도 아니에요. 평생 무기를 잡아 본 적도 없어요. 뭘 잘못했기에 이런 일을 겪어야 하는 거죠?]

나흘간의 평화가 끝을 향해 가면서, 가자지구 주민들은 짧고 불안했던 평화를 뒤로 한 채 흰 수건을 흔들며 다시 남쪽을 향해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김호진)

▶ 이스라엘-하마스 임시 휴전 마지막 날…'연장' 협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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