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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뭐든 하겠다"…하와이 휴가 중 300명 구한 영웅의 정체

휴가 중 조종간 잡은 조종사
하와이에서 휴가를 보내던 베테랑 조종사가 산불로 공항에 발이 묶인 승객 300명을 안전하게 탈출시킨 '영웅'으로 주목받았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지난 13일 CBS 보도에 따르면, 하와이 마우이섬에 부인, 고교생 딸과 휴가를 온 빈스 에켈캄프는 산불이 발생한 8일 새벽 심상치 않은 바람과 소음 때문에 잠에서 깼습니다.

당일 미국 플로리다주의 본가로 돌아갈 예정이었던 가족은 서둘러 공항으로 향했지만 공항은 이미 아수라장이었고, 항공편은 줄줄이 결항되고 있었습니다.

휴가 중 조종간 잡은 조종사

섬을 탈출하려는 승객들이 몰려드는 가운데 항공사들이 긴급 항공편을 띄우려고 했지만, 도로가 차단되어 기장과 승무원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이때 에켈캄프는 유나이티드 항공사 데스크로 향했습니다. 그는 "제가 시간이 된다. 괜찮으시다면 저를 활용하셔도 된다"며 자신의 신분을 알렸습니다.

그는 30년 비행 경력을 가진 유나이티드 항공의 베테랑 조종사로, 현재는 비행 훈련 매니저로 일하며 한 달에 한 번 이상 조종석에 앉아 감을 잃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휴가 중 조종간 잡은 조종사

에켈캄프는 "항공사 측이 처음에는 나의 제안을 거절했다. 하지만 아무도 지원하지 않으면 항공편이 취소될 상황이었고, 나 말고는 조종사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제안한 다음 날 다시 연락이 왔다. '진짜 가능하냐'고 물어서 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 하겠다고 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결국 33시간의 지연 끝에 조종간을 잡게 된 에켈캄프는 반바지 차림으로 약 300명의 승객을 태우고 안전하게 미국 본토로 귀환했습니다.

휴가 중 조종간 잡은 조종사

그의 부인 케이시는 "결항은 우리에게 사소한 불편이었지만 마우이 사람들은 가족과 집을 잃었다"며 안타까워했습니다.

에켈캄프는 "여전히 마우이섬에 있는 것 같다. 그곳에 필요한 도움이 너무나 많고 내가 한 일은 극히 작다. 도움이 돼서 기쁘다"고 마음을 전했습니다.

(사진=유튜브 'CBS Colora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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