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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터리로 '학교 석면 해체' 작업…보고서 조작까지

<앵커>

정부가 발암 물질인 석면을 2027년까지 학교 건물에서 모두 제거하겠다고 밝혔죠. 그런데 학교 석면을 해체하는 한 업체가 공사는 엉터리로 하고, 교육청에 낼 보고서에는 수치를 조작해 작성하고 있는 것을 저희가 포착했습니다.

임태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의 한 초등학교 석면 해체 현장입니다.

해체 공사가 다 끝나지도 않았는데, 석면 오염 방지 비닐을 찢고 자재를 밖으로 내갑니다.

바로 그 옆에는 석면가루 섞인 공기의 배출을 위해 건물 안에 낮은 기압, 즉 '음압'이 잘 유지되는지 살피는 측정기가 있습니다.

그런데 음압 유지에 필수인 비닐이 이미 찢겨 있으니, 마이너스여야 할 측정기 음압은 '0' 오류 경고도 떠있습니다.

원래는, 석면을 뜯어낸 뒤에도 며칠간 음압을 걸어 공기 중 석면 농도를 낮추고 기준치 이하로 확인됐을 때 비닐을 뜯어야 하지만, 이 모든 지침이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더 황당한 건, 이 업체가 나중에 교육청에 낸 보고서에는 당시 음압 기록이 '정상'이었다는 겁니다.

[내부 고발 직원 : 음압기가 막 돌아가고 하는데도 옆에서 막 뜯어요. 업체 쪽에선 공기를 맞추려고 핑계를 대지만,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서 야간 작업도 불법으로 해요.]

내부 고발자는, 음압 기록을 손쉽게 조작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회전하는 선풍기 날개 쪽에 측정기를 갖다 대면 음압 수치를 맞출 수 있는데, 이걸 악용해서 자유자재로 조작하는 겁니다.

관할 교육청은 이런 현실을 전혀 모르고 있습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 : 저희 직원들 다 절차를 잘 지켜서 하고요. 그런데 이렇게 속이려고 하면은 저희도 방법이 없어요.]

정부가 2027년까지 학교 석면을 제거하겠다고 못 박은 데다, 공사가 방학 때 몰려 있어 엉터리 공사 유혹이 커지는 상황.

석면 제거 기한을 연장해 시간이 걸려도 안전하게 공사하자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영상취재 : 전경배, 영상편집 : 박진훈, VJ : 신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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