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한 20대 여성이 서울 강남에서 술을 마시고 운전하다가 앞서가던 오토바이 배달원을 들이받아서 숨지게 하는 일이 있었죠.
사고를 낸 20대 여성의 정체가, 유명 DJ라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는데요.
사고 후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고, 강아지만 안고 있는 여성의 모습이 공개되면서 큰 공분이 일기도 했습니다.
흰색 외제차 한 대가 빠른 속도로 달려오더니, 앞서가던 오토바이를 덮칩니다.
주변 도로에 서 있던 행인들도 깜짝 놀라서 현장으로 다가옵니다.
외제차에서 내린 20대 여성 운전자는 사고 피해자 상태를 확인도 하지 않고, 조수석에 타고 있던 강아지를 데려와 껴안고 가만히 서 있습니다.
[이상영/사고 목격자 (지난 2월) : 계속 직진한 거죠. 우리가 멈춰 세워서 이제 경찰 부르고 주위 사람들이. 여자는 내리라 그러고 나와있고 강아지는 차 안에서 그 주인만 쳐다보고 있고 그다음에 이제 다시 가서 강아지를 껴안고 있었죠. 그래서 우리는 분통이 터진 거지. 심폐소생 해도 벌써 피를 쫙흘린 상태인데.]
결국 오토바이 운전자 50대 배달원은 숨졌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외제차 운전자 20대 여성은 해외를 오가며 DJ 활동을 하는 안 모 씨였습니다.
사고 당시 안 씨는 혈중알코올농도 0.221%의 만취 상태였던 걸로 드러났는데요.
심지어, 사망 사고를 내기 전, 또 다른 교통사고를 내고 달아나던 중이었던 걸로 조사됐습니다.
[안 모 씨/음주 운전 가해자 (지난 2월 5일) : (돌아가신 피해자분께 하실 말씀 없으세요?) 정말 죄송합니다.]
결국 안 씨는 구속된 채 재판에 넘겨졌는데요.
안 씨 측은 법정에서 피해자 탓을 하기도 했습니다.
피해자가 깜빡이, 그러니까 방향 지시등을 켰다면 사고가 안 났을 수도 있다는 취지로 말한 겁니다.
또, 안 씨가 해외 공연을 하면서 국위 선양을 했고, 반성문도 수십 차례 썼다며 선처를 구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검찰은 안 씨에게 반드시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검찰은, 위험운전치사 등의 혐의로 안 씨에게 징역 15년 형을 구형했습니다.
그러면서, "전국 각지에서 1천500명에 달하는 국민이 엄벌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냈다"고 밝혔는데요.
또, "사망사고는 안 씨의 잘못으로 난 게 명백한데도 마치 오토바이 운전자에게 사고 발생의 책임이 있는 것처럼 왜곡해 주장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안 씨 측은 선처를 호소했는데요.
"안 씨가 연예 분야에 천재적인 재능을 갖추고 중국, 태국, 타이완 등에서 해외 공연을 하며 국위선양을 했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또, 안 씨가 유족과 합의한 점, 과거 걸그룹 활동 시절 서울 종로경찰서의 홍보대사였던 점과 반성문을 75차례 써서 제출한 점을 들면서 집행유예 등의 관대한 처벌을 내려달라고 주장했습니다.
안 씨도 "파티에서 주는 술을 거절하지 못해 주량을 넘어 마셨다"며 "유가족분께 사죄드린다"고 밝혔습니다.
안 씨에 대한 1심 재판부의 판단은 다음 달 9일 내려질 전망입니다.
(영상편집 : 문이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