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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비 증세 50대 경찰 유치장서 방치돼…경찰 대응 적절성 논란

마비 증세 50대 경찰 유치장서 방치돼…경찰 대응 적절성 논란
형사과에서 조사받다 심하게 다쳐 하반신 마비 증세를 보였던 50대 남성이 경찰서 유치장에서 상당 시간 방치됐던 것으로 나타나 경찰의 대응이 적절했는지 논란이 예상됩니다.

유치장에서 긴급 석방된 남성이 병원서 경추 마비 진단으로 수술을 받았지만, 누구 하나 경위를 파악하지 않고 있다가 피해자 측이 원인 규명을 요구하는 진정을 제기하자 뒤늦게 내부 감사에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충남경찰청과 천안 서북경찰서는 지난달 10일 오후∼11일 새벽 아산경찰서 형사과에서 50대 남성 A 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경찰의 대응, 사후대처가 적절했는지 살펴보고 있습니다.

A 씨는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2시간가량 아산서 형사과에서 조사받았습니다.

욕설하거나 횡설수설했지만, 조사 과정에서 특별히 난동을 부리거나 몸싸움은 없었다고 경찰은 밝혔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조사를 받던 A 씨가 11일 오전 1시 30분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며 상체를 앞으로 숙이자 형사과 직원이 A 씨 뒷덜미를 잡고 뒤로 잡아당겼습니다.

무방비 상태였던 그는 그대로 바닥 쓰러진 채 다시 일어서지 못했습니다.

A 씨는 이미 그때부터 혼자 걷지 못해 형사과 직원들 부축을 받아야만 걸을 수 있었습니다.

유치장이 있는 천안동남서로 옮겨진 A 씨는 그 후 방치됐습니다.

11일 오전 7시가 넘어서야 뭔가 잘못된 걸 느낀 경찰이 급히 A 씨를 석방해 병원으로 향했지만, 이미 늦었습니다.

A 씨는 병원에서 경추 5,6번 마비 진단을 받고 긴급 수술을 받았습니다.

이때까지도 누구 하나 경찰서 안에서 쓰러져 병원에 이송된 환자의 부상 원인을 확인하지 않고 외면했습니다.

담당 수사팀은 관련 내용을 서장에게 곧바로 보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A 씨가 술을 많이 마셔 몸을 잘 가누지 못했고, 이미 외부에서 다쳤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신경 쓰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A 씨가 쓰러지기 전 스스로 움직였고, 마지막엔 탁자를 치고 혼자 일어섰다는 점을 고려하면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이틀이 지나서야 관련 내용을 파악한 아산서장은 항의 방문한 피해자 가족들과 형사과 당직실 CCTV를 돌려봤습니다.

경찰은 피해자 측이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경찰도 경위를 파악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피해자 가족이 지난달 20일 정확한 원인 규명과 피해보상이 필요하다는 진정을 제기했고, 그제야 경찰은 뒤늦게 경위 파악에 나섰습니다.

이후 사건 발생 13일이 지난 23일에서야 조사 과정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고 충남경찰청이 직접 감사를 진행했습니다.

자체 감사 결과에 따라 남성의 목덜미를 잡아당긴 형사과 직원과 같은 팀 팀장을 직위해제하고 대기발령을 냈습니다.

또 사건 발생 17일이 지난 27일에야 천안서북서가 내사를 시작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가 어떤 행위로 다쳤는지, 제지 과정에서 발생했는지 체포 이전에 다쳤는지 등을 살펴봐야 한다며, 증거 분석이 끝나면 A 씨 가족을 불러 과정을 공개하고 A 씨에 대한 피해자 조사는 가족 입회하에 공정하게 진행하겠다고 전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TV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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