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교차로 진입 직전에 신호등이 노란불로 바뀌면 일단 차를 멈춰야 한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온 이후,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갑자기 멈추면 오히려 사고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건데,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차량의 움직임을 감지해 교통 신호를 바꿔주는 기술이 새로 개발됐습니다.
박세용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신호위반 예방을 위한 신호제어시스템 개발 현장, 실험용 차량이 시속 50km로 달립니다.
녹색등이 20초간 이어지다가 황색등이 들어오는데 정지선 바로 앞이라 급제동하면 위험하고, 그냥 가면 신호위반이 됩니다.
이른바 딜레마 존입니다.
실험 차량은 교차로 직전에 간신히 멈춰 세웠는데, 실제 도로에서 이랬다가는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튜브 '한문철TV' : 어어어… 이게 뭐야. 근데 왜 멈췄죠?]
이번에는 연구진이 신호등을 조작한 뒤, 다시 같은 조건으로 주행했습니다.
신호등이 딜레마 존에 진입한 차량을 감지해 녹색등을 3초간 연장한 겁니다.
비밀은 신호등 위에 달린 레이더 검지기.
차량의 위치와 속도를 실시간으로 측정해 신호등 작동 시간을 바꿔주는 겁니다.
[장진환/한국건설기술연구원 연구위원 : 약 50km/h의 차량이 (정지선) 50m 안에 존재할 경우 녹색 신호를 1~2초만 연장해주면, 그 차량은 안전하게 교차로를 통과할 수 있거든요.]
차량이 시속 30km 정도로 서행하거나, 꼬리물기가 이어질 때는 작동하지 않습니다.
미국에서는 이 신호등을 설치한 뒤 신호위반이 58% 감소했다고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설명했습니다.
연구원은 경찰과 협의해 올해 말 경기도 평택에서 시범 운영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지난해 11월부터 시범운영 중인 신호등 잔여시간 표시장치, 이른바 카운트다운 신호등은 처음엔 효과가 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황색등 통과 차량이 증가한 것으로 도로교통공단 분석 결과 나타났습니다.
[김상일/택시 기사 : (카운트다운 있어도) 황색 신호면 빨리 지나가려고 하지. 대부분 운전하는 사람들이 습관들이 그렇잖아요.]
이런 운전 문화를 반영해 레이더를 달아 녹색등을 연장해주는 시스템까지 개발됐지만, 어차피 황색등으로 바뀔 텐데 운전 문화나 관련 규정이 바뀌지 않는 한 딜레마 존을 피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영상취재 : 최대웅, 영상편집 : 이상민, 디자인 : 임찬혁, VJ : 김준호, 작가 : 김효진, 인턴 : 노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