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하지도 않은 수술을 했다고 거짓말을 해서 보험금 12억 원을 타낸 일당이 붙잡혔습니다. 성형외과 원장과 조직폭력배까지 보험 사기에 가담한 걸로 조사됐습니다.
최승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파란색 상자를 든 경찰관들이 경기 수원시의 한 성형외과로 들이닥칩니다.
실손 보험이 적용되는 수술을 한 것처럼 꾸며 보험금을 타낸 혐의를 받는 곳입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병원의 원장 30대 A 씨는 브로커들과 함께 전국에서 가짜환자를 모집했습니다.
여성 환자는 땀을 지나치게 많이 흘리는 다한증으로, 남성은 여성형 유방증 등으로 수술받은 것처럼 가짜 서류를 만들었습니다.
[최승우/서울경찰청 형사기동3팀장 : 여유증·다한증이 실손보험이 잘 지급이 되고요. 절개만 하면 되고 봉합만 하면 되니까. 위장하기도 좋고요.]
수술 1건에 많게는 400만 원을 보험금으로 받았는데 병원이 절반을, 나머지는 브로커와 가짜 환자가 가져갔습니다. 이런 식으로 지난 2022년 11월부터 약 8개월 동안 가짜 환자 140여 명을 만들어 가로챈 보험금은 12억 원에 달합니다.
보험 설계사와 조직폭력배들이 환자를 모집하고 자신도 환자로 꾸며 보험금을 타냈는데, 이들이 제출한 수술 사진을 수상하게 여긴 보험사에 꼬리가 잡혔습니다.
[김승주/메리츠화재 보험범죄 조사실장 : (환자의) SNS를 다 검색했거든요. 문신들이 많은 거죠. 근데 병원에서 확인된 사진에는 문신이 없는 거예요. 그래서 얘들이 '수술 자체도 안 했구나'….]
병원장 A 씨와 다른 의사 1명은 허위 수술로 남은 프로포폴 등 마약류를 상습투약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A 씨는 병원 빚 30억 원을 갚으려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4층짜리 건물을 통째로 쓰던 병원은 범행의 덜미가 잡히자 두 달 전 문을 닫았고, 지금은 이렇게 임대 현수막이 걸려 있습니다.
경찰은 병원 관계자와 브로커, 가짜환자 등 모두 174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A 씨 등 5명을 구속했습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 영상편집 : 김윤성, 디자인 : 장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