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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걸쳐 반도체 공정 3천 장 빼돌린 직원…중국으로 유출

<앵커>

SK하이닉스에 근무하던 중국 국적 직원이 반도체 제조 공정의 핵심 기술을 유출한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이 직원은 3천 페이지 분량의 내부 문건을 빼돌려 화웨이로 이직한 걸로 조사됐는데, 중국이 우리나라에 뒤처져 있는 기술까지 빼낸 걸로 파악됐습니다.

이태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진 SK하이닉스 직원은 30대 중국 국적 여성 A 씨입니다.

지난 2013년 입사한 A 씨는 반도체 설계상의 불량을 분석하는 부서에서 일했습니다.

2020년부터 중국 법인에서 기업 간 거래 고객상담실에서 책임자급으로 근무해왔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지난 2022년 6월 말 중국 사무실에서 핵심 반도체 공정 문제 기술과 관련된 문건들을 출력했습니다.

4일에 걸쳐 A4 용지로 3천 장에 달하는 분량이었습니다.

SK하이닉스는 내부 보안 정책상 USB를 사용할 수 없고 출력물은 모두 기록이 남습니다.

문서들을 챙긴 A 씨는 곧바로 퇴사했는데, 문서 출력 전인 6월 초 중국 화웨이로 이직이 결정됐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기술과 영업비밀이 담긴 58건의 문건이 유출된 것으로 조사됐는데, 정부가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한 HKMG 공정 관련 기술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HKMG 기술은 반도체 공정을 미세화해 모바일용 D램 등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핵심 기술입니다.

[박재근/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 : HKMG라는 것은 D램의 속도를 올리고 전력 소비를 줄이는 기술이거든요. 중국의 그 D램의 기술이 2, 3년 뒤처져 있는데 (유출됐다면) 1년 정도의 격차를 줄일 것으로 예상을 합니다.]

A 씨는 공부를 위해 출력한 것이라고 혐의를 부인했지만, 경찰은 지난달 중순 국내로 입국한 A 씨를 긴급 체포해 구속했습니다.

지난 2019년부터 지난달까지 해외로 유출된 국가핵심기술 등 산업기술은 105건에 달하는데 이 가운데 반도체 관련 기술은 41건에 이릅니다.

SK하이닉스 측은 "사고를 인지하자마자 수사를 의뢰했다"며 "진행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영상편집 : 이상민, 디자인 : 장성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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