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달 강릉의 한 주택에서 8살 아이가 숨진 채 발견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아이가 학대를 받다가 사망한 걸로 보고 부모를 구속했습니다. 자녀만 8명이 있던 이 가족에게는 매달 5백만 원의 보조금이 나왔지만 대부분 양육비가 아닌 유흥비로 탕진한 걸로 드러났습니다.
G1방송 김도운 기자입니다.
<기자>
강릉의 한 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8살 A군.
사망 열흘 전, A 군 눈 밑 멍 자국을 이상하게 여긴 학교 교사가 경찰에 아동 학대 의심 신고를 했습니다.
이후 A 군은 몸이 안 좋다며 닷새간 학교를 결석했고, 결국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부검 결과 사망에 이를만한 사인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경찰은 지속적인 학대와 방임, 유기 등을 사망 원인으로 봤습니다.
근거는 강릉시가 부부에게 지급한 보조금입니다.
재혼 가정으로 자녀만 8명인 이 가족에게 생계와 주거급여, 아동과 양육수당 등 매월 400~500만 원 수준의 보조금이 지급됐습니다.
하지만 금융계좌 내역을 분석한 경찰은 보조금 대부분을 유흥비 등 양육보다 엉뚱한 곳에 사용한 것을 확인했습니다.
[A 군 가족 이웃 주민 : 내가 배고파도 내 자식은 밥을 먹이는 게 정상적인 사람이죠. 행동하는 거 보면 일반 부부 같지는 않다….]
또 2년 전 아동 학대가 신고돼 자녀 중 1명은 이미 분리 조치 돼 있었던 상황입니다.
[강릉시 관계자 : 아동보호 전문기관에서 환경 개선 사업도 지원하고 굉장히 많이 지원했습니다. 아이 공부방도 다시 개선을 해주고….]
그렇지만 8살 아이의 사망을 누구도 막지 못했습니다.
경찰은 학대와 방임 등의 혐의로 부부와 삼촌으로 불리던 동거인 등 3명을 구속했고, 강릉시는 보호 시설에 있는 자녀 6명에 대해 심리 치료에 나서는 등 지원 대책을 찾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원종찬 G1 방송, 디자인 : 이민석 G1 방송)
G1 김도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