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전쟁에 휘말린 가자지구 주민의 고통을 외면하고 침묵하는 유명인사를 SNS에서 차단하자는 목소리가 미국에서 커지고 있습니다. 영향력이 큰 사람들이 행동에 나서달라고 촉구하는 건데 그렇다고 해도 과연 이런 방식이 정당한지를 두고선, 찬반 논란도 일고 있습니다.
김영아 기자입니다.
<기자>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되지!]
현지 시간 6일 미국 최대 패션쇼 '멧 갈라'에 참석했던 유명 모델 헤일리 칼릴이 자신의 SNS에 올린 영상입니다.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되지."
프랑스 혁명 당시 마리 앙투와네트 왕비가 굶주림에 지쳐 "빵을 달라"고 외치는 군중에게 던졌다고 알려졌던 말입니다.
멧 갈라 행사장 밖에서는 가자 전쟁 종식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가자의 고통을 외면하고 오히려 시위대를 조롱하는 듯한 발언에, 분노한 대중들이 SNS에서 들불처럼 일어났습니다.
[그들에게 활동 무대를 준 건 우리들입니다. 이제 우리가 그걸 빼앗을 때가 됐습니다.]
가자 참상에 침묵하고 있는 유명인들의 SNS 계정을 차단하자는 운동이 시작됐습니다.
'디지털 단두대', 말하자면 SNS 공개 처형입니다.
[그들은 우리의 관심 덕분에 돈을 법니다. 우리의 관심이 그들에겐 돈입니다. 모두 차단할 것입니다.]
팝스타 셀레나 고메즈와 저스틴 비버, 배우 젠데이아 등 내로라하는 스타들이 줄줄이 '살생부'에 올랐습니다.
효과는 즉각적이었습니다.
명단에 오른 유명인들은 하루 평균 수만 명에서 수십만 명씩 팔로워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부랴부랴 가자 전쟁 등에 관심과 기부를 촉구하는 유명인들도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리조/가수·래퍼·배우 : 방금 (가자지구 의사인) 그와 그의 가족들이 가자 밖으로 대피할 수 있도록 기부를 했습니다.]
인기를 볼모로 과도한 실력 행사라는 비판도 있지만, 참여자들은 유명인들에게 명성에 걸맞는 선한 영향력을 행사해달라는 것뿐이라고 맞서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조무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