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중국 관광지에서 즉석에서 짝을 찾아주는 행사가 열리고 있습니다. 참가하려면 2박 3일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큰 인기인데,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베이징 정영태 특파원입니다.
<기자>
인산인해 관광지 한복판에서 행사가 열립니다.
청춘 남녀들이 무대 위로 올라와 이상형을 말하면 손을 든 관중 가운데 짝을 찾아주는 일종의 공개 즉석 소개팅입니다.
[공개 중매 행사 참가자 : 저는 저기 저쪽이 마음에 들어요.]
애초 지역 관광지 홍보 행사였지만 수천 명이 몰리고, 2박 3일 기다려야 입장 가능할 정도로 인기가 치솟자, 전국 순회 행사로 확대됐습니다.
[공개 중매 행사 사회자 : (여기 이 청년을 보니 마음이 끌려요?) 네 끌려요. (학력이 높지 않다는데요?) 상관없어요.]
나이가 좀 많다는 말에 바로 집문서 3개를 꺼내 보여주는 참가자도 있습니다.
어머니까지 함께 와 즉석에서 교제를 허락하고, 외국인도 자청해 무대에 오릅니다.
관영매체들은 관광 홍보에 결혼 장려까지 '일석이조' 효과라며 추켜세우지만 부작용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짧은 시간 즉석 주선 형식이다 보니, 외모나 재력 같은 조건만 부각된다는 겁니다.
[공개 중매 행사 참가자 : 잘생긴 사람을 원해요. 그리고 돈 많은 사람 원해요.]
대졸자 평균 월급보다 4배 이상 버는 30대 남성을 원한다는 참가자 앞에서는, 사회자도 말을 잇지 못합니다.
[공개 중매 행사 참가자 : 월 급여가 2만 5천 위안 (약 470만 원) 이상을 원합니다.]
조건 우선에 젠더 갈등 조짐, 그리고 악습으로 변질된 '신붓값' 풍습을 조장한다는 비난까지 일고 있습니다.
[공개 중매 행사 참가자 : 이 지역 '차이리'(신붓값)는 38만 8천 위안(약 7천300만 원)입니다.]
일회성 행사에만 주목할 게 아니라 소득 대비 세계 최고 수준인 양육비와 주거비 부담부터 낮추는 게 문제 해결의 시작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영상취재 : 최덕현, 영상출처 : 더우인·웨이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