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주민 대신에 경비원이 차를 옮기다가, 다른 차 12대를 들이받았습니다. 경비원은 브레이크를 밟았는데도 차가 급발진했다고 말했습니다.
이태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그제(22일) 오전 서울 여의도의 한 아파트 단지.
흰색 벤츠 차량이 천천히 후진하는가 싶더니, 갑자기 속도를 높여 뒤에 주차돼 있던 차량 7대를 잇달아 들이박습니다.
그러고는 또다시 급가속하며 오른편으로 달려 나가 차량 5대를 연달아 충돌하고 멈춰 섭니다.
차량을 운전한 건 이 아파트에서 근무하던 70대 경비원 A 씨.
심각한 주차난에 이중 주차된 차량들을 입주민 대신 이동시키던 중 사고가 난 겁니다.
[피해 차량 차주 : 과거에서부터 쭉 그렇게 해왔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모든 주민들이 있는 경비실에 키를 하나씩 보관하는 실정이고….]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브레이크를 밟았는데도 차량이 급발진했다고 주장했습니다.
[A 씨/경비원 : 브레이크를 밟고 후진하는데 뒤에 박고 또 브레이크를 밟으니까 그냥 막 안으로 들어가서….]
또 A 씨는 후진 기어에서 전진 기어로 바꾸지 않았는데도 차량이 앞으로 나갔다고 진술했습니다.
다른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에서는 후진할 때나 급가속해 앞으로 달려 나갈 때도 브레이크 등이 들어온 모습이 확인됩니다.
피해 차량 중에는 고가의 외제 차량들이 많아 상당한 액수의 피해보상이 예상되지만, 차량 보험을 통한 보상도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피해 차량 차주 : 저희 차가 이제 부부 한정으로 되어 있어요. 이제 제3자가 운전하면 보상을 못 받으니까….]
경찰은 사고 차량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급발진 여부 조사를 의뢰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 영상편집 : 오영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