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야생 곰을 유해동물로 지정했습니다. 곰을 사냥해도 된다는 뜻입니다. 야생 곰의 습격으로 인명피해가 계속되면서 나온 조치인데요.
도쿄 박상진 특파원이 소식 전해왔습니다.
<기자>
일본의 한 온천 마을입니다.
동네 하천가에 검은 곰 한 마리가 앉아 있습니다.
밤 중에 인근 빈집에 들어갔다가 날이 밝자 밖으로 나온 겁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쏜 마취총에 맞고 나서야 잡혔습니다.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관광객들은 밤새 공포에 떨어야 했습니다.
[관광객 : 저희는 곰이 있다는 것을 모르고 왔기 때문에 위험하다고 느껴 걱정이 됐습니다.]
야생곰들이 산에서 내려와 주택가에 자주 출몰하면서, 사람을 공격하는 일도 늘고 있습니다.
지난해 일본 전역에서 야생곰의 습격을 받아 6명이 숨지고 213명이 다쳤습니다.
집계를 시작한 지난 2006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입니다.
일부 야생곰은 학교 안까지 들어와 학부모의 걱정도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주민 : 학교에 등하교 시켜주는 것이 무섭고 아이들이 밖에서 놀지 못해 빨리 해결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일본 정부는 야생 불곰과 반달곰을 유해동물인 지정관리조수로 지정했습니다.
사냥이 가능해졌고, 포획과 조사 비용을 정부 차원에서 지원합니다.
[이토/일본 환경상 : 곰의 개체 수 파악과 주민 생활권에 출몰을 막기 위한 환경관리와 포획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봄철에는 곰이 활동영역을 넓히는 시기입니다.
등산객은 저녁때는 혼자 다니지 말고, 곰이 싫어하는 소리를 내는 금속 방울을 준비해 대비하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영상취재 : 한철민·문현진, 영상편집 : 박진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