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해부터 일정 금액 이상의 법인 차량에는 연두색 번호판을 달아야 하죠. 이 제도가 시행된 뒤로 고가의 법인 차량 구매율이 줄어든 걸로 나타났습니다. 이 연두색 번호판에 대한 거부감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는데 이걸 피하기 위한 꼼수까지 등장했습니다.
이호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수입차 대리점이 모여있는 서울 강남 도산대로, 요즘 '슈퍼카'라 불리는 고가 수입차가 눈에 덜 띈다는 얘기가 많습니다.
주원인은 번호판 때문.
올해부터 취득가액 8천만 원 이상 고가 법인 승용차는 연두색 번호판을 의무 부착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는 겁니다.
[수입차 판매 직원 : 주말에 이제 골프장 갈 때 좀 눈치 보이신다는 분들도 있고. 사적으로 쓰는 것 때문에.]
실제로 지난달 기준 차량 가격이 8천만 원을 넘는 수입 법인차 등록 대수는 3천8백6십여 대, 1년 전보다 31.4%나 줄었습니다.
전체 수입차 판매에서 법인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사상 처음으로 30%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과거 세금 혜택을 노리고 법인 명의로 수입차를 구매해 사실상 개인이 타고 다니는 경우가 많았다면, 그런 구매가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모든 모델이 8천만 원 넘는 벤틀리와 롤스로이스 등의 판매량은 더 줄어, 올해 1분기 등록 대수가 1년 전보다 77%, 35% 각각 급감했습니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수입차 판매상 사이에선 연두색 번호판을 피하려 차량 취득가를 8천만 원 이하로 살짝 낮춰 다운계약서를 써주는 꼼수까지 나왔습니다.
[김필수/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 편법은 얼마든지 나올 수가 있어요. 일선 판매 가격과 등록 가격을 비교해서 찾아내는 방법 이외에는 없다고 볼 수가 있거든요.]
올들어 2월까지 취득가가 7천에서 8천만 원 사이로 등록된 수입 법인차 1,110대 중 실제 가격이 8천만 원 넘는 차량이 912대에 달합니다.
상당수가 다운계약서가 의심되는 만큼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편집 : 채철호, 디자인 : 방명환, VJ : 박현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