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시간) 일본 고베신문은 고베시에 살고 있는 화제의 주인공인 다니가미 미츠오(89)의 사연을 전했습니다.
7년 전까지 사진관을 운영한 다니가미는 1년 전부터 전기 자전거의 매력에 빠졌습니다.
그러던 중 그가 자전거를 타고 도쿄행을 결심한 이유는 아들 나오야를 만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는 아들이 해외에서 근무하는 등 열심히 지내는 모습을 보며 "나도 힘든 일을 해보자"라고 다짐했고, 약 600km에 달하는 자전거 일주에 도전했습니다.
지난달 17일 이른 아침 자전거를 타고 고베시를 떠난 다니가미는 3일째에 딸 사유리의 집에 이틀 머문 것 이외에는 호텔이나 여관에서 묵으며 부지런히 달렸습니다.
그러다 길을 잃었을 때는 파출소에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20만 분의 1 지도를 이정표 삼아 달린 그는 "지도에 빨간 연필로 내가 지나온 길을 동그라미를 표시하며 걸었다"며 "차도에서는 오로지 흰 선 바깥쪽의 좁은 부분으로만 달렸는데, 나중에는 흰 선이 곧게 뻗은 것을 보고 '이게 도쿄까지 이어져 있구나'라고 생각하니 즐거웠다"라고 전했습니다.
9일간의 여정 중 그가 가장 힘들어했던 것은 비와 바람이었습니다. 우비를 입었음에도 비를 맞거나 강풍에 휩쓸려 20번 정도 미끄러져 넘어졌고, 안경에는 빗물이 맺혀 시야를 가리기도 했습니다.
다니가미는 "돌에 다리가 부딪혀 한동안 움직이지 못한 날도 있었고, 아침에 일어나서 귀가 잘 들리지 않은 적도 있었다"라고 당시를 회고했습니다.
일주를 출발한 지 9일째인 같은 달 25일, 아들이 살고 있는 도쿄에 무사히 도착한 다니가미는 길 앞에서 손을 흔들고 있는 아들을 보고 눈물이 터졌습니다.
아들은 걱정되는 마음에 휴대전화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로 아버지의 위치를 계속해서 파악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다니가미의 체중은 출발 전보다 4kg이 줄었지만 건강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니가미는 "어려운 경험이었지만 아들에게 힘을 북돋아 줄 수 있었던 것이 가장 기쁘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다"며 자전거 여행을 끝낸 소감을 밝혔습니다.
아들 나오야는 "연세가 있으신 만큼 (아버지에 대한) 걱정이 컸지만 다치지 않아 다행"이라며 "활력이 넘치는 아버지를 존경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사진=고베신문 홈페이지 캡처, Google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