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공사비가 크게 오르면서 시공사는 원자재 상승분을 반영해 달라고 요구하고, 발주처는 이것을 주기 어렵다고 맞서며 갈등이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대기업에 맞서서 또 다른 대기업이 집회를 하는 상황도 벌어졌습니다.
노동규 기자입니다.
<기자>
KT 판교 사옥 앞, 20여 명이 모여 구호를 외칩니다.
[물가 변동 책임을 우리에게 다 떠넘기지 마라!]
쌍용건설과 그 협력업체 직원들로, KT를 상대로 공사비를 더 달라는 시위에 나선 것입니다.
지난해 7월 준공한 KT 판교 사옥은 2020년 시공사 쌍용건설이 780억 원에 공사를 수주했습니다.
그런데 이후 코로나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건비와 자잿값이 크게 올라 171억 원이 더 들어갔으니 이를 반영해 달라는 요구입니다.
[쌍용건설 관계자 : 저희는 저희 하도급 업체한테 자재가격이랑 공사비 올라간 것을 저희도 두 배, 200%까지 올려주고 하도급 결제까지 하면서 준공을 맞추려고 노력을 했던 사항이죠.]
발주처 KT는 "계약에 '물가변동 배제 특약'을 넣었기 때문에 더 지급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KT에스테이트 관계자 : (법적 검토 결과) 저희가 법적 의무가 없음이 확인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시공사와 법적 테두리 안에서 상생협력이 가능한 해결책을 찾고자 성실히 (협상에) 임하고 있습니다.]
건설사는 물가배제 특약이 불공정하다며 국토부 건설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 신청을 냈습니다.
KT는 옛 전화국 땅 등 공시지가 5조 5천억이 넘는 전국 590만㎡ 규모의 토지를 보유하고 있어, 관련 개발로 부동산 시장의 큰손으로 통합니다.
그러다 보니 급등한 공사비를 놓고 여러 대형 건설사들과 갈등이 진행 중입니다.
KT 지사를 아파트로 재개발하는 롯데건설, KT 광화문 본사를 리모델링 중인 현대건설도 공사비 증액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워낙 단기간에 공사비가 급등하다 보니 공사 현장마다 마찰이 심해지는 상황, 하도급 업체나 수분양자의 피해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영상취재 : 제일, 영상편집 : 윤태호, 디자인 : 강경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