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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버너 켰다가 2명 사상…화재 위험 도사린 쪽방촌

<앵커>

어제(20일)저녁 서울역 근처의 쪽방 건물에서 불이나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습니다. 쪽방은 건물이 오래된 데다, 방이 밀집돼 있다 보니 화재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는데요.

정준호 기자가 현장 점검했습니다.

<기자>

쪽방 천장과 벽면이 검게 그을려 있고 바닥에는 부탄 가스통이 놓여 있습니다.

어제 오후 5시 반쯤 서울 중구의 5층짜리 쪽방 건물 3층에서 불이 났습니다.

불이 시작된 방에 살던 50대 A 씨가 숨지고 같은 층에 있던 70대 남성이 얼굴에 화상을 입었습니다.

방에서 가스버너를 이용하다가 불이 난 것으로 추정됩니다.

[쪽방 관계자 : 방 안에서 취사하는 사람이 있고 안 하는 사람이 있어.]

화재가 발생한 쪽방 건물에는 지하와 3, 4, 5층에 사람 한 명이 누울 정도의 작은 방 33개가 있습니다.

다닥다닥 붙어 있다 보니 불이 나면 크게 번질 수 있습니다.

4층 쪽방을 확인해보니 스프링클러나 창문을 통해 대피할 수 있는 완강기는 없습니다.

비치돼 있는 소화기 가운데는 10년이 넘은 것도 있었습니다.

인근 쪽방 건물을 방재전문가와 둘러봤습니다.

먼지가 심하게 쌓인 소화전은 사용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고, 천장은 불길에 약한 재질로 돼 있습니다.

[이영주/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여기 천장재 같은 경우도 화재에 이미 거의 노출이 됐는데 불연 마감이나 화재에 저항성 있는 재료가 아니기 때문에….]

복도 끝에는 이렇게 창문이 있지만 성인 가슴 높이의 난간을 뛰어넘어야 탈출할 수 있습니다.

아예 소화기가 없거나,

[쪽방 주민 : (소화기 없어요?) 없어. 수돗물밖에 없어.]

소화기가 있어도 정작 사용법을 모르는 주민들이 많습니다.

[쪽방 주민 : (소화기) 몰라 몰라. 잘 안 해봤어요.]

서울시에서 관리하고 있는 쪽방은 3천300여 개.

여기에는 소화기 등이 지원되고 정기 점검도 받지만, 관리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쪽방도 많습니다.

지자체와 소방당국이 쪽방 실태 파악부터 우선해 관리 사각지대를 줄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영상편집 : 윤태호, VJ : 김종갑·이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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