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플랫폼인 틱톡을 베낀 가짜 앱에 속아서 돈을 빼앗겼다는 피해자가 늘어나자,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많게는 1억 원을 돌려받지 못한 사람도 있습니다.
최승훈 기자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강원도에 귀촌한 50대 남성 A 씨는 지난 1월 데이팅 앱에서 외국인 여성과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조금 친해지자, 여성은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앱이 있다며 동영상 플랫폼 '틱톡'을 소개했습니다.
여성이 보낸 링크로 내려받은 앱은 아이콘과 화면 모양까지 틱톡과 똑같았습니다.
상품을 사고파는 '틱톡샵' 기능만 추가돼 있었습니다.
300만 원을 충전해 여러 상품을 사들이자 잠시 뒤 10~20% 비싼 가격에 사 가겠다는 주문이 들어왔습니다.
[A 씨/가짜 틱톡 앱 피해자 : 일주일에 한 60만 원, 70만 원 정도 막 이렇게 (이익이)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이거 용돈 벌이로 괜찮겠다.]
A 씨는 귀촌 자금으로 가지고 있던 1억 1천만 원을 몽땅 충전했습니다.
그런데 이익을 찾아가려 하자 고객센터는 수수료 5%를 내야 한다며 거절했고, 원금까지 한 푼도 돌려받지 못했습니다.
부산에 사는 40대 남성 B 씨도 데이팅 앱에서 알게 된 한 여성의 말을 믿고 같은 앱에 4천만 원을 충전했다가 떼였습니다.
[B 씨/가짜 틱톡 앱 피해자 : (틱톡샵이) 한국에 들어온다는 걸 미리 인지하고 있어서 그런지 전혀 의심을 못 했고 정교하게 똑같이 만들어져 있다 보니까….]
여성이 자신이라며 보낸 사진 속 인물을 확인해 보니 이름도, 나이도 다른 한국인 인플루언서였습니다.
앱은 틱톡을 베껴 만든 가짜 앱이었습니다.
[김승주/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 대단한 어떤 기술력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요. 기본적인 전산 지식이 있으면 (대학교) 재학생이라도 할 수 있고요.]
이 앱으로 피해를 봤다는 사람들이 서울과 부산, 강원 등 전국 곳곳에서 고소장을 냈고, 경찰은 IP 주소와 계좌번호를 토대로 용의자를 쫓고 있습니다.
틱톡코리아는 "국내에는 틱톡샵의 상표만 출원했을 뿐 출시 계획은 확정되지 않았다"며 틱톡샵 사칭을 주의해 달라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정경문·최준식·하 륭, 영상편집 : 최혜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