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오늘(23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날 당내 비명(비이재명)계 공천 학살 논란을 두고 '0점 받은 의원도 있다'며 웃은 데 대해 "이번 총선 국면에서 최악의 장면"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의 관련 질문에 "그 장면을 보고 어떻게 느꼈나. 나는 좀 화가 나더라. 그렇게 웃으면서 얘기할 문제가 아니잖나"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는 이 대표를 향해 "말의 자격을 따질 필요는 없지만, 자기가 그렇게 얘기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지 않나"라고도 했습니다.
이 대표는 어제(22일) 자신을 향한 당내 반발이 격해지자 기자 브리핑을 자청해 "심사위원들의 심사 의견도 있지만, 동료 의원들의 평가, 그거 거의 0점 맞은 분도 있다고 한다. 짐작할 수 있는 분"이라며 소리 내 웃었습니다.
또 평가 결과에 집단 반발한 의원들을 향해 "뭐 툭하면 '사퇴하라' 소리 하는 분들이 계신 모양인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아마 1년 내내 365일 대표가 바뀌어야 할 것"이라 말한 뒤에도 웃음을 지었습니다.
이에 대해 일부 비명계 의원들도 부적절했다며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습니다.
한 의원은 언론 통화에서 "친문(친문재인)과 비명계 의원들의 비판이 높은데 이 대표가 웃으면서 그렇게 발언한 것은 아주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인재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김성환 의원은 의원 평가 하위 20%에 비명계가 대거 포함된 것에 대해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에 찬성표를 던졌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9월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30여 명의 민주당 의원이 찬성표를 던지면서 가결됐는데, 의원들에 대한 다면 평가가 그 직후 이뤄지면서 비명계가 불이익을 받았을 것이라는 겁니다.
김 의원은 "작년 9월 말 이재명 체포동의안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우리 당에서 서른 분 정도가 가결표를 던졌고, 열 분 정도는 기권·무효표를 던지지 않았느냐"며 "누가 가결표를 던졌냐는 논쟁이 한참 있던 시기인 11월에 의원들이 다면평가를 하고 당직자들도 다면평가를 하고, 해당 지역의 권리당원들도 여론조사에 응했다. 이 요소들이 당시 공직자 평가에 반영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본다"고 설명했습니다.
비명계로 알려진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번처럼 많은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문제 제기한 적은 없었다"며 "지도부의 책임과 조치가 없다면 탈당 등 의원들의 이탈이 계속될 것"이라 비판했습니다.
(영상취재 : 박현철 양현철 / 구성 : 진상명 / 편집 : 이혜림 / 제작 : 디지털뉴스제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