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유럽 몬테네그로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 씨가 미국으로 가게 됐습니다. 현지 법원이 우리나라가 아닌 미국의 요청을 받아들인 것인데, 이제 미국에서 재판을 받게 된다면 100년 이상의 징역형도 가능합니다.
뉴욕에서 김범주 특파원입니다.
<기자>
몬테네그로에 붙잡혀 있는 가상화폐 테라 사건 핵심 인물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에게 미국 송환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현지 일간지 포베다는 몬테네그로 법원이 권도형 씨를 미국에 송환하기로 결정을 내렸다고 보도했습니다.
반대로 우리나라가 낸 범죄인 인도협약은 기각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권 씨는 2022년 4월 한국을 떠나 도피에 들어갔고, 작년 3월 몬테네그로에서 위조 여권을 가지고 아랍에미리트로 가는 항공기를 타려다가 체포됐습니다.
이후 한국과 미국 사법당국이 각각 송환을 요청했는데, 몬테네그로 법원은 1년 가깝게 결정을 미뤄왔습니다.
권도형 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한국으로 송환돼야 한다는 주장을 해왔습니다.
반대로 미국 법원은 권 씨 재판을 3월 25일로 못 박고 송환을 기다려왔습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가상화폐 사기로 투자자들에게 최소 400억 달러, 우리 돈 54조 원 손해를 끼친 혐의로 권 대표와 테라폼 랩스를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한 상태입니다.
또, 미국 검찰도 사기와 증권법 위반 혐의로 기소를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권 씨가 미국 법원에서 재판을 받으면 한국보다 중형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한국은 경제사범 최고 형량이 약 40년인 반면, 미국은 개별 범죄마다 형을 매겨서 더하기 때문에 100년 이상 징역형도 가능합니다.
한때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였던 FTX의 설립자 샘 프리드 뱅크먼도 투자금을 빼돌린 혐의 등으로 유죄를 선고받았는데, 최대 115년 형이 가능한 상황입니다.
(영상취재 :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