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의 한 인터넷 방송 진행자가 캄보디아에 있는 국제 인신매매 조직으로부터 학대와 감금을 당했다며, 그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모두 다 꾸며낸 가짜였습니다. 캄보디아 법원은 국가 이미지를 훼손했다며 그 진행자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습니다.
이 소식은 정영태 특파원이 전하겠습니다.
<기자>
타이완의 유명 인터넷 개인방송 진행자, 첸넝추안 씨는 지난 12일 캄보디아 남부 시아누크빌에서 생방송을 진행했습니다.
많은 타이완 청년들이 납치 감금, 장기적출 등의 피해를 당한 국제 인신매매 조직의 본거지를 찾아 잠입했다는 겁니다.
[첸넝추안/타이완 개인방송 진행자 : 오늘 제가 여기에 온 건 정말 큰 용기를 낸 것입니다.]
하지만 군복을 입고 총을 든 사람에게 들켰고, 붙잡히는 장면은 고스란히 생중계됐습니다.
[죄송해요, 죄송해요.]
방송은 그대로 중단됐고 첸 씨 가족들이 급히 나서 연락이 두절 됐다며 도움을 호소했습니다.
첸 씨는 몸 여기저기 상처를 입은 모습으로 다음날 방송에 등장했습니다.
전기 고문과 심한 구타를 당한 뒤 가까스로 탈출했다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타이완에 돌아가고 싶어요. 집에 가고 싶어요.]
사건은 크게 회자 됐고, 캄보디아 경찰은 즉각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이틀 만에 고문, 구타 사건은 자작극으로 드러났습니다.
첸 씨가 동료 1명과 함께 군복과 가짜 총, 대본 등을 준비해 조회 수를 올릴 목적으로 가짜 영상을 찍었던 겁니다.
현지 경찰 브리핑에 수갑을 차고 나온 이들은 뒤늦게 사과하고 선처를 호소했지만 소용없었습니다.
[이런 행동을 한 것을 매우 후회합니다. (캄보디아) 정부가 기회를 주길 희망합니다.]
캄보디아 1심 법원은 사회불안 조장과 국가 이미지 훼손 혐의로 이들에게 각각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형이 확정되면 현지에서 형기를 채운 뒤 추방될 예정인데 타이완에선 동정론보다는 국제적 망신이란 반응이 많습니다.
(영상취재 : 최덕현, 영상편집 : 원형희, 영상출처 : 타이완 SET 뉴스, 캄보디아 THMEY 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