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재집권에 도전하는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유럽의 나토 동맹국이 방위비를 내지 않으면, 러시아가 이들을 공격하도록 부추기겠다고 말했습니다. 방위비를 분담하고 있는 우리에게도 신경 쓰이는 대목입니다.
워싱턴 김용태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기자>
논란이 된 발언은 사우스캐롤라이나 유세 도중 나왔습니다.
과거 재임 시 나토 회원국 정상에게 이런 질문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트럼프/전 미국 대통령 : 돈을 내지 않았는데 러시아의 공격을 받으면 우리를 보호할 것인지 묻더군요.]
답변은 '보호하지 않겠다'를 넘어서는 것이었습니다.
[트럼프/전 미국 대통령 : 보호하지 않을 것입니다. 사실은 그들이(러시아) 원하는 대로 하라고 격려할 것입니다. 돈을 내야 합니다. 청구서대로 내야 합니다.]
나토 집단 안보체제를 부정하고, 오히려 러시아를 부추기겠다는 발언에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헤일리/미 공화당 경선후보 : 트럼프가 가장 무책임한 말을 했습니다. 푸틴은 정적을 죽이는 사람입니다.]
대선 재대결이 유력한 바이든 대통령도 트럼프 전 대통령 발언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뿐 아니라 폴란드와 발트해 국가들을 공격해도 된다는 청신호라면서 끔찍하고 위험하다고 비판했습니다.
나토에서는 동맹이 서로 방어하지 않을 것이라는 암시는 모두의 안보를 훼손한다는 성명이 나왔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유럽이 미국에 기댈 수 없다면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면서, 1950년 애치슨 국무장관이 한국을 빼놓은 방위선, 애치슨라인을 발표한 지 5개월 만에 북한이 침략한 사실을 거론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재집권 시 우리나라에는 주한미군 철수 카드로 방위비 대폭 인상을 압박해 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현재의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정은 2025년까지 유효합니다.
(영상취재 : 박은하, 영상편집 : 정용화, 디자인 : 김정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