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국전쟁'에 담긴 이승만 전 대통령의 1954년 미국 뉴욕 카퍼레이드 장면
이승만 전 대통령의 생애와 정치를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이 예상 밖의 흥행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이 영화는 설 당일인 어제(10일) 5만여 명이 관람해 박스오피스 4위였습니다.
'건국전쟁'은 지난 1일 개봉 이후 대체로 박스오피스 5위권에 들었고, 한때 3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어제까지 누적 관객 수는 18만여 명으로, 극장가에서 좀처럼 주목받기 어려운 다큐멘터리의 이례적인 흥행 기록입니다.
어제까지 좌석판매율(영화에 배정된 좌석 수 대비 관객 수 비율)도 29.2%로, 올해 들어 개봉한 작품 중에선 가장 높습니다.
중장년 이상의 관객층이 이 영화의 흥행을 이끄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건국전쟁'의 CGV 연령별 예매 분포를 보면 50대가 45.8%로 가장 많고 이어 40대(26.1%), 30대(19.4%), 20대(7.9%)의 순이었습니다.
김덕영(59) 감독이 연출한 '건국전쟁'은 이승만 전 대통령의 사진과 영상 자료, 그의 며느리 조혜자 여사를 포함한 주변 인물과 전문가 인터뷰 등으로 구성됐습니다.
이 전 대통령의 젊은 시절 독립운동과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신념, 재임 기간 농지 개혁과 같은 업적을 부각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진보 진영을 중심으로 이 전 대통령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에 대한 반박으로 볼 수 있습니다.
4·19 혁명의 도화선이 된 1960년 3·15 부정선거와 같은 이 전 대통령의 과오를 외면하지는 않지만 3·15 부정선거의 경우 측근들의 권력욕이 빚은 사건이라는 게 이 영화의 시각입니다.
김 감독은 586세대인 자신도 젊은 시절 이 전 대통령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했다며 "철저한 자기반성이 영화에 담겨 있다"고 털어놓은 바 있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삶과 정치를 다룬 민환기 감독의 '길위에 김대중'도 개봉한 지 16일째인 지난달 25일 10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이 영화의 누적 관객 수는 12만1천여 명입니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정치인 다큐의 흥행에 대해 "정치적 입장을 같이 하는 사람들끼리 관람을 독려하는 분위기도 영향을 준 것 같다"며 "작품성을 갖춘 정치인 다큐가 많이 나온다면 '무비 저널리즘'의 관점에서 좋은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다큐스토리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