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부상을 이유로 홍콩팀과 친선경기에 나오지 않았던 축구 스타 메시가 일본에 가서는 경기를 뛰었습니다. 중국 팬들이 분노하고 있는 가운데, 메시가 내놓은 입장문 내용이 논란을 더 키웠습니다.
베이징 권란 특파원입니다.
<기자>
도쿄에서 열린 인터 마이애미와 비셀 고베의 친선경기.
전반전 내내 벤치만 지키던 메시가 후반 15분 투입되자 팬들이 환호합니다.
슛이 득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메시는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30분 동안 경기장을 누볐습니다.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 선수 : 홍콩에서 뛰지 못한 건 불행이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경기에서 내전근에 통증이 생겼고, 그래서 경기에 나갈 수 없었습니다.]
홍콩 친선경기 당시 단 1분도 뛰지 않았던 메시가 사흘 뒤 일본 경기에는 출전하자 중국인들이 격분하고 있습니다.
[중국 축구 팬 : 친필 사인이죠. 당신들이 예전에 메시의 팬이든, 앞으로 팬이 되든, 나는 오늘부터 '탈덕'(메시 팬을 그만둠) 하겠습니다. 사과도 필요 없습니다.]
메시의 등번호 10번이 적힌 유니폼을 찢거나 밟으며 분노를 표출했습니다.
[중국 축구 팬 : 오늘 이 유니폼을 바로 잘라버릴 겁니다. 걸레로 만들어버려야지.]
메시가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주류업체 홈페이지에는 당장 광고를 내리라는 항의가 빗발쳤습니다.
메시가 홍콩을 떠나며 SNS에 올린 입장문은 중국 정부의 심기를 건드렸습니다.
중국어로는 "중국 대륙과 홍콩의 축구 팬"이라고 적었지만, 스페인어로는 "중국과 홍콩의 축구 팬"이라고 쓴 것이 화근이 됐습니다.
중국과 홍콩을 각각 나라처럼 표기하는 것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강조하는 중국 정부가 극도로 꺼리는 표현입니다.
관영매체들은 음모론까지 제기했습니다.
메시가 "고의로 홍콩을 난처하게 했다"며 외부 세력 개입 가능성까지 거론했습니다.
메시의 '노쇼' 논란이 스포츠를 넘어 일파만파 커지는 양상입니다.
(영상취재 : 양아타, 영상편집 : 김병직, 디자인 : 강윤정, 화면출처 : AP·더우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