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 팀은 이번 대회에서 거의 매 경기 극적인 승부를 연출했습니다. 바꿔서 말하면 아시아 무대에서도 상대를 압도하지 못했다는 뜻입니다. 몇몇 선수의 개인 기량에만 의존한 채 전술도 대처 능력도 부족했던 클린스만 감독을 향해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어서 이정찬 기자입니다.
<기자>
요르단전 첫 실점은 예견된 장면이었습니다.
일정하고 촘촘한 간격을 유지하는 상대 수비 라인과 달리 우리는 선수와 선수, 또 수비진과 중원 사이가 벌어지며 위기를 자초했습니다.
대회 내내 비슷한 문제가 반복됐습니다.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높은 평균 점유율을 기록하고도 한 번도 무실점 경기 없이 10골이나 내줬는데, 그나마 김민재가 숱한 위기를 지워내며 실점을 줄인 덕분이었습니다.
단단한 수비 전술도 없고, 효율적인 대응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클린스만/축구 대표팀 감독 : 경기를 앞두고, '1대1' 싸움에서 지지 말자고 했지만, 초반 30분, 요르단이 거의 모든 '1대1' 싸움에서 승리했습니다.]
전술과 대처 능력은 떨어지고 손흥민과 이강인 등의 개인 기량에만 의존한다고 해 이른바 '해줘 축구'라는 말이 전부터 나왔었는데, 그러다 보니 휴식 없이 계속 뛴 주축 선수들의 체력은 일찌감치 바닥났습니다.
너무 자주, 오래 외국에 나가 있어 '재택근무 논란' 속에 책임감마저 부족하다는 지적도 이어져왔지만, 클린스만은 모든 평가는 아시안컵이 끝난 뒤 해달라며 우승을 자신해왔는데, 충격적인 패배와 탈락에도 기자회견에서의 발언은 마치 당사자가 아닌 제 3자 같았습니다.
[클린스만/축구 대표팀 감독 : 매우 흥미진진한 대회였습니다. 우리가 사우디, 호주를 상대로 드라마를 썼지만 요르단이 결승에 올랐습니다. 아마 우리 조가 가장 어려운 조였을 겁니다.]
이번 대회 분석을 토대로 앞으로 이어질 월드컵 예선을 준비하겠다며 자진 사퇴 가능성은 일축했습니다.
[클린스만/축구 대표팀 감독 : 한국에 돌아가 협회와 함께 이번 대회 좋았던 점과 나빴던 점을 분석할 겁니다. 좋은 점도 굉장히 많이 봤다고 봅니다.]
준결승이 끝난 뒤 망연자실한 선수들과 대조적으로 미소를 보였던 것은, 상대를 존중하고 축하하는 의미였다고 해명했습니다.
(영상편집 : 장현기, 디자인 : 서동민·손승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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