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7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0-2로 져 탈락했습니다.
한국(23위)은 64년 만의 우승에 도전했으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64계단이나 아래인 요르단(87위)에 그야말로 완패를 당하며 허무하게 대회를 마쳤습니다.
경기 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 모습을 드러낸 손흥민은 울지는 않았으나 침울한 표정이었습니다.
이날 한국은 유효슈팅 '0개'를 기록했습니다.
손흥민에게도, 손흥민의 발끝에 기대를 건 팬들에게도 실망스러운 결과입니다.
역대 최강 전력이라는 평가까지 받아 우승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았기에 클린스만 감독에 대한 팬들의 실망감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손흥민은 클린스만 감독 체제로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믿는지 묻는 말에 "내가 앞으로 대표팀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답했습니다.
국가대표 은퇴를 시사하는 발언은 아니었습니다.
클린스만 감독이 자신을 선택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일반론'이었습니다.
손흥민은 "감독님께서 저를 더 이상 생각 안 하실 수도 있고 앞으로의 미래는 잘 모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손흥민은 이어 클린스만 감독을 더 신뢰해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했습니다.
그는 "감독님 입장에서는 분명히 많은 분이 비판하시고 하셔야 하시는 게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감독님이 질책받는 거에 있어서 저는 좀 너무 안타깝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사실 토너먼트 하기 전부터 감독님에 대한 시선이 너무나도 안 좋았기 때문에 감독님께서 받는 부담감도 분명히 정말 많으셨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상황 속에서도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잘 이겨내셨고, 또 선수들을 챙기는 데 있어서 정말 티도 하나도 안 내시고 정말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하시는 모습에 있어서 큰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손흥민은 또 "앞으로 감독님은 분명히 이런 계기를 통해서 더 단단해지실 것"이라면서 "대표팀에서 1년 정도 하셨는데, 한국에 돌아가셔서 더 많은 분석을 하실 거다. 더 단단한 팀을 만들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손흥민은 팬들에게 송구하다는 취지의 말을 여러 차례 했습니다.
그는 "내가 너무 부족했고, 팀을 이끄는 데 있어서 많은 부족함을 느꼈던 대회였다"면서 "많은 선수의 희생, 헌신 이런 것들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저희가 원하는 성적을 가져오지 못해서 너무나도 선수들한테 미안하고 또 저희 팬분들한테 또 대한민국 국민분들한테 너무 송구스러운 마음뿐"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저희 팀이 준결승 패배로 인해서 저희 지금 선수들이 참 많이 실망하고 힘들어하고 있을 텐데 나를 질책해 주시길 바란다. 저희 선수들은 정말 잘했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손흥민이 앞서 중계 방송사와 인터뷰 등에서 눈물을 어렵게 참은 반면 1992년생 동갑내기 풀백 김진수(전북)는 경기 중 왈칵 울음을 쏟았습니다.
김진수는 "이유가 무엇이든 내가 경기에 나가지 못하는 상황이었고, 고참으로서 어떻게든 도움이 되려고 할 수 있는 건 뭐든 최선을 다했는데 여러 감정이 많이 올라온 것 같다"고 돌아봤습니다.
대회 초반 종아리를 다친 김진수는 부상 여파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진수는 "말레이시아전 이후로 한 번도 아팠던 적 없다"며 "많은 분이 오해하시고 연락도 많이 주신다. 오늘도 마찬가지로 아픈 데는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선수들은 열심히 했는데, 열심히 한다고 다 잘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며 "오늘 많은 분께서 생각하신 것처럼 요르단이 우리보다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진수는 클린스만 감독이 '다음 경기'를 준비하자고 선수들을 격려한 사실도 밝혔습니다.
김진수는 "이번 대회가 마지막이 아니고, 또 다음 경기가 돌아올 것이니 다시 잘 준비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