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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 위기' 호랑이·두루미 동원…중국, 재정난에 홍보 과열

<앵커>

최근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에서는 지역별로 관광객들을 끌어모으기 위한 경쟁이 치열합니다. 그렇다 보니까, 일부 지역에서 멸종위기종인 야생 동물까지 홍보 행사에 동원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베이징 정영태 특파원입니다.

<기자>

중국의 겨울철 인기 관광지인 하얼빈시의 문화관광국장이 무대에서 직접 춤을 춥니다.

산둥성 관광국장은 소설 서유기의 저팔계로 변신해 홍보 영상에 등장했습니다.

뒤질세라 다른 지역 관광국장들은 삼국지의 관우, 무협지 협객으로 분장했습니다.

각 지방정부가 앞다퉈 관광객 유치에 뛰어든 가운데 무리수도 잇따라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지린성에서는 아기 시베리아 호랑이를 가져다 고양이를 쓰다듬듯 만져보게 했고, 헤이룽장성에선 번화가에 두루미를 데려와 관광객을 끌어모았습니다.

하지만 1급 멸종위기종 야생동물을 학대한다는 지적이 나왔고, 뒤늦게 행사는 중단됐습니다.

허난성은 관광지구 홍보에 게임이나 만화 속 등장인물로 분장한 모델을 내세웠습니다.

[허난성 관광지구 홍보 모델 : 학생들 시험 잘 보고, 조기 졸업하길 기원합니다.]

관광객 유치 행사

하지만 남녀 모델이 관광객에게 신체접촉을 유도하는 게 지나치다는 논란이 일면서 역풍을 맞았습니다.

[허난성 관광지구 홍보 모델 : 저희 활동을 잠시 중단하고 부적절한 영상은 모두 삭제하겠습니다.]

다른 지역에서도 이른바 미남계, 미인계라 불리는 홍보행사가 잇따랐고, 관영매체마저 지방 정부의 유치 경쟁 과열을 질타하고 나섰습니다.

지방정부들이 올해 특히 관광 수입 올리기에 매달리는 배경엔 경기침체와 재정난이 있단 분석이 나옵니다.

주 수익원인 토지사용권 매각이 부동산 경기 침체로 큰 타격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중앙 정부는 부채가 심각한 지방정부에 신규 건설사업 착수를 금지시키는 등 지역 발 채무불이행 사태를 막는데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최덕현, 영상편집 : 전민규, 영상출처 : 웨이보 더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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