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황 악화로 실적 부진을 겪은 삼성전자 내에서 성과급 희비가 엇갈렸습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사내에 사업부별 초과이익성과급(OPI) 지급률을 확정해 공지했습니다.
스마트폰과 TV 등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의 OPI 지급률은 네트워크사업부(27%→12%)를 제외하고 대부분 작년보다 올랐습니다.
그중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 사업부의 OPI 지급률이 연봉의 50%로 가장 높습니다.
플래그십 스마트폰 판매 호조로 작년 전사 실적을 지탱하는 데 큰 역할을 한 데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작년 MX 사업부의 OPI 지급률은 37%였습니다.
OPI는 소속 사업부의 실적이 연초에 세운 목표를 넘었을 때 초과 이익의 20% 한도 내에서 개인 연봉의 최대 50%까지 매년 한 차례 지급하는 것으로, 목표달성장려금(TAI)과 함께 삼성전자의 대표적인 성과급 제도입니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의 OPI 지급률은 작년 24%에서 올해 43%로 올랐습니다.
글로벌 TV 수요 감소에도 네오 QLE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초대형 TV 등 고부가 제품 판매에 주력하며 수익성을 개선한 덕분입니다.
상대적으로 실적이 부진했던 생활가전(DA) 사업부와 의료기기 사업부의 OPI 지급률은 전년(7%)보다 소폭 오른 12%로 책정됐습니다.
반면 작년 초 OPI로 연봉의 50%를 받는 등 그간 거의 매년 연초에 연봉의 50% 가량을 성과급으로 받아 왔던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역대급 실적 악화에 이번에 빈 봉투를 받게 됐습니다.
경기 침체 여파로 반도체 산업이 한파를 겪으며 작년 1∼3분기 DS 부문의 누적 적자만 12조 원이 넘었기 때문입니다.
4분기에는 메모리 업황이 회복세를 보이며 1조∼2조 원대로 반도체 적자 규모를 줄였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삼성전자는 오는 31일 4분기 확정 실적과 함께 사업부별 실적을 공개할 예정입니다.
이번 OPI는 31일 지급됩니다.
이 같은 성과급 희비는 이미 작년 하반기 TAI부터 예고됐습니다.
DS 부문의 경우 작년 하반기 TAI 지급률이 평균 12.5%로, 작년 상반기(25%)의 반토막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TAI는 매년 상·하반기 한 차례씩 실적을 토대로 소속 사업 부문과 사업부 평가를 합쳐 최대 월 기본급의 100%까지 차등 지급합니다.
사업부별로 보면 파운드리·시스템LSI 사업부의 TAI 지급률은 0%였고, 메모리사업부 12.5%, 반도체연구소 25%, SAIT(옛 삼성종합기술원) 25% 등입니다.
반면 DX 부문의 MX 사업부와 VD 사업부의 TAI 지급률은 각각 75%, DA사업부는 25%였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