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7살에 중국 베이징대에 입학해 천재로 이름을 알렸던 한 중국인 소녀가 공무원이 됐는데 결국 비리 행위로 적발이 됐습니다. 100억 원대 뇌물을 챙긴 게 드러난 것입니다. 러닝머신에 금덩이를 숨겨놓기도 했습니다.
베이징에서 권란 특파원이 전해드립니다.
<기자>
거실에 놓인 러닝머신을 소방대원들이 전기톱으로 잘라냅니다.
안에서 쏟아져 나온 것은 금덩이.
모두 666만 위안, 우리 돈 약 12억 원어치입니다.
중국 하이난성 시장관리국장을 지낸 쑨잉이 숨겨둔 뇌물입니다.
금괴는 새발의 피, 쑨잉의 비리 행태는 과감했습니다.
[쑨잉/하이난성 전 시장관리국장 : 수주 밀어주기는 쉽습니다. 회의만 한 번 열면 되는 거죠. 위원장이 특정인을 밀어주기는 너무 쉽죠.]
쑨잉은 전 남편으로부터 뒷돈을 받기로 하고 자신이 관할하는 분야의 사업 20건을 한꺼번에 몰아줬습니다.
뒷돈이 적으면 액수를 높이라고 요구까지 했습니다.
[장옌/쑨잉 전 남편 : 5%를 주겠다고 했는데, 쑨잉이 너무 적다면서 자기 운전기사도 10%를 가져온다는 거예요. 그래서 저도 그 기준으로 주겠다고 했어요.]
뇌물 심부름을 하던 쑨잉의 운전기사는 비리 수법을 모방해서 브로커 역할을 하다 붙잡혔습니다.
쑨잉이 비리로 받아 챙긴 돈은 무려 6천460만 위안, 120억여 원에 달합니다.
17살에 최고 명문 베이징대에 입학한 뒤 졸업과 동시에 공무원으로 채용되며 화제가 됐던 쑨잉은, 결국 비리 혐의로 수감되는 신세로 전락했습니다.
[정부는 나를 믿어서 공무를 맡겼습니다. 그렇게 저를 신뢰하고 육성해 준 정부 앞에서 너무 부끄럽습니다.]
중국은 최근 공무원들의 비리 백태를 다큐멘터리로 만들어 잇따라 공개하면서 부정부패 척결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원형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