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k] "따뜻한 곰탕이라도"…미국인이 통영소방서에 300달러 보낸 사연

"작지만 저희 정성이니 배 안에 있던 분들과 함께 따뜻한 곰탕이라도 사서 잡수세요"

경남 통영의 한 섬에서 발목을 다쳐 119의 도움을 받은 미국인이 고국으로 돌아간 후 소방관들에게 감사 편지와 수표를 보낸 사연이 전해졌습니다.

어제(10일) 통영소방서에 따르면, 미국 국적의 에밀리 그레이스 씨는 지난해 10월 5일 통영시 소매물도를 찾아 트래킹 중 발목에 통증을 호소하며 119에 신고했습니다.

그가 신고 접수한 지역 소매물도는 통영지역 섬 중에서도 남해안 쪽으로 깊이 들어간 곳으로, 육지까지는 배로 약 30분이 소요되는 거리였습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통영소방서 소속 706소방정 대원들은 현장에서 응급 처치 후 그레이스 씨를 신속하게 육지로 이송했습니다.

이후 육지에서 대기 중이던 서호구급대를 통해 병원으로 옮겼습니다.

재미교포인 어머니와 함께 관광차 한국을 찾았던 그레이스 씨는 무사히 치료받고 고국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지난 5일, 통영소방서에는 그레이스 씨의 어머니인 재미교포 여성이 보내온 300달러 수표와 편지가 도착했습니다.

편지에는 "2024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활기찬 한 해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작지만 저의 정성이니 배 안에 있던 분들과 함께 따뜻한 곰탕이라도 사서 잡수세요"라고 적혀있었습니다.

그러면서 "딸이 깁스를 벗고 물리치료 받으며 조금씩 걷고 있습니다"라며 건강하게 회복한 그레이스 씨의 근황을 덧붙였습니다.

편지를 받은 통영소방서는 논의 후 300달러 수표를 10일 오전 통영시 용남면의 장애인종합복지관에 전액 기부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진황 통영소방서장은 "직원 모두가 감사 편지로 큰 감동과 보람을 느꼈다"며 "더 큰 책임감으로 시민 안전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사진= 통영소방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