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 강원도 인제의 명소인 '자작나무 숲'에 가면 휘어지고 쓰러진 나무들만 많이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변덕스러운 올 겨울 날씨 때문이라는데요.
그 현장을 이용식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내린 눈이 녹지 않고 쌓여 있는 강원 인제의 자작나무 숲입니다.
하늘을 찌를 듯 곧게 서 있던 자작나무들이 맥없이 휘어졌습니다.
거의 90도가량 구부러진 나무들은 부러질까 위태로워 보입니다.
울창했던 숲이 한순간에 마치 바람에 누운 갈대숲처럼 변했습니다.
아예 뿌리가 뽑혀 땅으로 처박힌 나무도 있습니다.
태풍에도 끄떡없던 자작나무 숲이 쑥대밭이 된 것은 급변한 겨울 날씨 탓.
지난달 14일에서 17일 사이 인제지역에는 30mm가량의 비가 온 뒤 기온이 영하 13도로 곤두박질쳤고 눈도 8cm 이상 내렸습니다.
[김종근/산림청 산림자원과 사무관 : 겨울비가 내린 뒤 기온이 급격히 떨어졌어요. 그 위에 또 폭설로 무게가 가중되면서 나무가 휘어지거나 쓰러졌습니다.]
나무줄기와 가지에는 아직도 고드름이 주렁주렁 달렸습니다.
해발 580m가 넘는 숲부터 피해가 나타나 휘거나 부러진 자작나무는 수천 그루에 이릅니다.
자작나무 피해는 1989년 숲을 조성한 뒤 34년 만에 처음입니다.
자작나무뿐 아니라 이처럼 아름드리 소나무도 폭설과 한파에 맥없이 꺾여 부러졌습니다.
산림청은 탐방객 안전을 위해 피해가 큰 별바라기숲 탐방로는 지난달 18일부터 출입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또 조만간 구체적인 피해조사에 나서기로 했지만 추가 피해가 우려돼 자작나무 줄기와 가지에 쌓인 눈과 얼음도 제거하지 못해 걱정이 커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민철, 화면제공 : 인제국유림사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