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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모 썼던 것처럼…숨진 직원 피 묻혀 현장 조작한 관리소장

<앵커>

2년 전 한 아파트 관리 직원이 배관 점검을 하다가 사다리에서 떨어져 숨진 일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고 이후, 아파트 관리소장이 피 묻은 안전모를 현장에 몰래 가져다 놓은 사실이 수사 과정에서 드러났습니다. 숨진 직원이 안전모를 쓰고 일한 것처럼 꾸미려고 했던 겁니다.

자세한 내용 박서경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경기 양주시의 한 아파트 지하실에 부러진 사다리가 놓여 있습니다.

재작년 7월 아파트 관리업체 A 사 직원 B 씨는 이 사다리를 이용해 작업을 하다 떨어져 숨졌습니다.

이 아파트 지하실에서 B 씨는 배관 점검을 하고 있었는데요, 3m 높이의 사다리에서 떨어져 머리를 크게 다쳤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튿날 숨졌습니다.

경찰은 관리업체 소속 아파트 관리소장을 업무상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검찰로 송치했습니다.

그런데,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이 사고 현장에 있던 '안전모'에서 의심스러운 부분을 발견했습니다.

숨진 B 씨가 머리를 크게 다쳤는데, 안전모 내부가 아닌 외부에만 혈흔이 묻어 있었던 겁니다.

보완수사 결과 사고 당시 B 씨가 안전모를 쓰지 않았었고, 이런 사실을 들킬까 봐 관리소장과 아파트 전 입주자 대표회장이 안전모를 가져와 B 씨 혈흔을 묻혀 현장에 놔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아파트 주민 : (관리소장이) 헬멧을 들고 뛰더라고, 그래서 의아했어요. 왜 헬멧을 들고뛰나 했는데 (관리실에서는) 관리실 직원이 떨어져 죽었다고.]

이들은 2020년 10월에도 B 씨가 전등을 갈다가 사다리에서 떨어져 입원하자, 정상 출근한 것처럼 출근부를 조작하고 산재처리를 해주지 않은 것으로도 조사됐습니다.

검찰은 관리소장을 구속 기소하고, 추가 입건된 아파트 전 입주자 대표회장을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안전조치 소홀 책임을 물어 아파트 관리업체 A 사 대표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겼습니다.

(영상취재 : 인필성, 영상편집 : 최혜란, 디자인 : 김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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