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해 경제 분야 짚어봤고, 다음은 우리 사회가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들 짚어보겠습니다. 바로, 인구절벽 수준의 저출산 문제와 전 인류적인 과제인 기후환경 위기입니다. SBS는 그 심각한 실태와 해법을 올 한 해 연중 기획을 통해서, 집중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오늘(1일)은 외국 언론들까지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심각한 인구 문제부터 알아보겠습니다. 우리 출생아 숫자는 1990년대가 지난 이후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젊은 세대가 아이를 낳고 싶은 나라를 만드는 게 문제 해결의 첫걸음입니다. 먼저, 그들의 솔직한 마음부터 들어보겠습니다.
김민준 기자입니다.
<기자>
저는 1996년생, 올해로 27살입니다.
인구 절벽을 앞둔 지금 저희 2030들은 저출생 극복을 위해 가장 주목받는 세대입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출산에 대한 부담감이 점점 더 커지는 게 현실입니다.
왜 그럴지 저희 SBS가 직접 들어봤습니다.
출산 계획이 없는 결혼 3년 차 딩크족.
부부가 딩크족을 결심한 건 출산만큼이나 현재의 내 삶도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남편(30대, 딩크 부부) : 내가 하고 있는 일, 이 일에 육아가 양립할 수 있느냐.]
[아내(30대, 딩크 부부) : 나는 이제 부모님만큼 나의 자식을 부양하기는 좀 어렵겠다.]
양육 환경 개선 대신 선심성 지원에 집중하는 건 저출생 해결에 절실한 건지 의문이 들고, 출산을 강요하는 듯한 분위기는 폭력처럼 느껴진다고 말합니다.
[남편 (30대, 딩크 부부) : 어떤 의도를 가진 폭력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이런 거를 고려하지 않고, 총 출산율 얼마니까 너희가 애 낳아야 돼 이거는 좀 문제적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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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는 어떨까요? 직접 만나러 전라북도 정읍으로 가보겠습니다.
아이를 낳겠다고 결심했지만,
[연민선(30대)/예비 부부 : 아이를 이제 갖고 싶고, 아이가 있으면 제 삶이 더 행복할 것 같고.]
양육 현실을 생각해 보면, 출산은 그리 만만치 않습니다.
[배재학(20대)/예비 부부 : 요새는 유치원 가는 것도 쉽지 않아서 (아이가) 한 살인데도 유치원 대기를 걸어놔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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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움직여도 옆사람과 부딪힐 것 같은 이 사진 한 장, 이렇게 붐비는 사진이나 이 상황을 설명한 글을 읽기만 해도 출산을 꺼리게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높은 인구밀도, 과열된 경쟁.
생존을 담보할 수 없는 환경에서는 출산하지 않겠다는 선택이 어떻게 보면 합리적이라는 게 2030이 내린 결론입니다.
[배재학(20대)/예비 부부 : '나'라는 개체가 살아나가기 위한 환경이 되지 않는데, 자손을 남기는 게 그 동물에게 유전학적으로 전혀 유리한 점이 하나도 없거든요.]
분명한 건 우리 사회가 시대를 지나오면서 과거에 비해서 풍요로워졌지만, 아이를 낳고도 잘 살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데는 실패했다는 겁니다.
[김태희(20대)/미혼 : 물론 부모님 세대보다 풍족하게 자랐어요. 그렇지만 이제 훨씬 더 치열한 경쟁을 뚫고 항상 치열하게 살았단 말이에요.]
[김민준 기자 : 생각을 바꿀 여지는 없나요?]
[김태희(20대)/미혼 : 바뀔 여지가 많이 없어요. 과연 자녀를 낳았을 때의 효용감과 (희생이) 대치가 될까, 그것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영상취재 : 박현철·조창현·양현철·김용우·윤 형, 영상편집 : 윤태호, 디자인 : 이재준·전유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