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이재명-이낙연 '55분 회동'…사실상 결별 수순

이재명-이낙연 '55분 회동'…사실상 결별 수순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가 오늘(30일) 오전 55분 동안 만났지만, 양측의 견해 차이만 확인하고 사실상 결별 수순을 밟게 됐습니다.

이 대표는 대표직 사퇴와 통합 비대위 구성 요구에 대해 거절했고, 이 전 대표는 변화의 의지를 확인하고 싶었으나 확인할 수 없었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이 대표는 회동 뒤 기자들과 만나 이 전 대표에게 "상황이 매우 엄중하기 때문에 국민과 당원 눈높이에 맞춰 단합을 유지하고 총선을 반드시 이겨야 된다는 말씀을 드렸다"며 "당의 부족함이 많다고 생각할 수 있고 기대치에 부족할 수 있겠지만, 당을 나가시는 것이 길이 아니라고 간곡히 말씀드렸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어떤 경우에도 단합을 이뤄내고 그 힘으로 국민 절망을 이겨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씀드렸다. 다시 한번 깊이 재고해주시길 부탁드린다"라고 거듭 요청했습니다.

이에 이 전 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폭주에 민주당이 대안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은 단합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변화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오늘 변화의 의지를 이재명 대표에게서 확인하고 싶었지만 안타깝게도 확인할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민주당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 구현하려 했던 가치와 정신, 품격을 지키는 것이 더 큰 길이라고 믿는다"며 "그 정신과 가치, 품격이 지금 민주당에서 실종됐다. 오늘 민주당 변화 의지를 확인할 수 없었던 것이 매우 안타깝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회동 이후 기자들과 만난 박성준 대변인은 "이재명 대표는 '당은 기존의 시스템이 있다. 당원과 국민 의사가 있어 존중해야 한다. 따라서 (대표직) 사퇴나 비대위 수용은 어렵다'라고 말씀하셨다"고 확인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엄중한 시기인데 당을 나가는 것보다 당 안에서 가능한 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다. '민주당의 정신과 가치를 지키는 것은 당 안에서 지켜나가야 한다'고 하셨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단합, 당 안에서 함께 노력해 달라'고 하셨다"고 전했습니다.

이 전 대표의 발언과 관련해선 "그동안 당 안팎에서 혁신에 대한 충정 어린 제안이 있었는데, 이재명 대표의 응답을 기대했지만 나오지 않았다. 지난 7월 이재명 대표를 만났을 때부터 혁신을 통한 단합을 강조했으나, 혁신이 이뤄지지 않고 그 반대로 갔다. 이런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셨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는) '당을 지키는 것은 당의 정신과 가치를 지켜야 한다는 것, 양당을 떠난 국민도 국민이고 민주당을 떠난 국민도 모셔오는 게 정치 발전에 도움이 된다. 민주당이 잘 되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선 수십 년 동안 지켜온 가치와 품격을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 민주당에 그런 기대를 하기가 어렵다'라고 말씀하셨다"고 부연했습니다.

박 대변인은 이 대표가 이 전 대표에게 언급했다는 '당 안에서 가능한 길'이 '공동선대위원장'을 의미하는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그런 내용은 없었던 걸로 안다"고 답했는데, '구체적으로 무슨 방안을 뜻하는 건지'에 대해서는 "맥락을 봐야 하겠지만, 발언 그대로를 봐 달라. 이재명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가 말한 내용을 비교해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회동은 전날(29일) 이 대표가 이 전 대표에게 직접 전화로 요청하면서 성사됐고, 배석자는 없이 진행됐습니다.

회동 예정 시간보다 5분 먼저 도착한 이 대표는 이 전 대표를 기다렸다가 악수한 뒤 식당으로 들어갔고, '눈이 많이 내린다'며 분위기를 풀어보려 했지만 어색한 침묵이 흐르기도 했습니다.

결국, 두 사람의 견해차가 크다는 걸 확인하는 수준에서 회동이 종료되면서 이제 '이낙연 신당' 창당 속도는 더 빨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 대표 측은 SBS에 그럼에도 "총선 승리를 위해 끝까지 통합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며 "오늘 회동 이후에도 통합 행보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