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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시간 걸려 연주한 '짜증'…젊은 음악가들의 도전 이유

<앵커>

연주하는 데 무려 18시간이 걸리는 피아노곡이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긴 이 곡을 젊은 피아니스트 18명이 '이어서 연주하는' 콘서트를 열었습니다.

심우섭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1893년 프랑스 작곡가 에릭 사티가 발표한 '벡사시옹'.

한 페이지 악보를 840번 반복하도록 해 가장 긴 피아노곡으로 기네스북에 오른 곡입니다.

임윤찬의 한국예술영재원 동기들을 포함해 젊은 피아니스트 18명이 이 곡을 밤새 연주하는 콘서트를 기획했는데, 특별한 의미를 담았습니다.

[배진우/한예종 피아니스트 : 이 곡은 '짜증'이라는 부제가 붙은 곡으로 인류 역사 속에서 반복되는 실수로 인한 전쟁이나 기아, 고통받는 사람들을 돌아보는 마음으로 기획하게 됐습니다.]

관람석이 꽉 찬 가운데 시작한 공연, 모두 똑같은 악보지만 저마다의 느낌을 담아 개성 있는 연주를 펼칩니다.

관객들도 자리를 벗어났다 돌아오기도 하고 음료를 마시며 자유롭게 대화도 합니다.

[박채연/관객 : '벡사시옹'은 저도 원래 알고 있었는데 실연으로 들은 건 처음이어서 마음 같아서는 내일까지 다 보고 싶은데 제 체력이 될지….]

어제(16일)저녁 6시에 시작된 연주는 오늘 정오에 끝났습니다.

18시간 밤샘 연주에 녹초가 됐지만 모두 뿌듯한 얼굴입니다.

[김도윤/한국예술영재교육원 : 긴 시간 동안 하니까 체력적으로는 힘든데 다른 분들도 다 곡의 해석이 다르니까 그 해석으로 많은 공부가 된 것 같아요.]

1박2일 콘서트라 콘서트홀 대관도 쉽지 않았습니다.

[최항순/두오모앤코 대표 :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것에 대해서 정말 이것은 뜻도 있고 의미가 있다. 젊은이들이 도전인데 반갑게 제가 기쁜 마음으로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상당수 관객이 마지막을 함께 했던 이번 연주회.

전 세계로 뻗어 나갈 젊은 피아니스트들의 값진 도전으로 남게 됐습니다.

(영상취재 : 황인석·이승환, 영상편집 : 최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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