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길 마주쳐도 쫓아와 어슬렁…일본도 멧돼지 출몰 공포

<앵커>

이맘때쯤 민가로 내려오는 멧돼지 때문에 골치 아픈 것은 우리뿐만이 아닙니다. 일본 이야기인데요. 멧돼지 습격으로 역대 가장 많은 수의 사상자가 나왔습니다.

도쿄에서 박상진 특파원입니다.

<기자>

일본 가고시마현 가고시마시 어두운 길에 갑자기 1m가 넘는 멧돼지 한 마리가 나타납니다.

[큰일 났다. 큰일 났다.]

멧돼지를 발견한 사람이 차 안으로 피하자 멧돼지는 차량 주위를 계속 맴돕니다.

[사람이 있지만 전혀 도망을 가지 않습니다.]

일본 전역에서, 멧돼지 출몰이 잦아지면서 주민들이 공포에 떨고 있습니다.

가정집 마당에 들어오는가 하면,

[주민 : 집이 바다 근처여서 멧돼지가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도 못했는데 깜짝 놀랐습니다.]

학교로 들어와 학생이 크게 다치기도 했습니다.


[스가노/교사 : 매우 놀랐습니다. 조용한 시골 마을에 멧돼지가 출몰한다는 것을 예상 못했습니다.]

지난해 멧돼지 공격으로 숨진 사람은 1명, 부상자는 80명으로 1999년 집계 시작 이후 최다입니다.

멧돼지는 늦가을부터 초겨울 사이 번식기 때 가장 왕성합니다.

이상 기온으로 야생 열매 작황이 좋지 않자 먹이를 찾아 민가까지 내려오는 일이 빈번해졌습니다.

농작물 피해도 극심합니다.

곡물과 과일을 닥치는 대로 먹어치워 최근 3년 동안 피해 면적이 1만 3천ha, 피해액은 1천억 원이 넘습니다.

일본 정부는 멧돼지 민관 합동 포획팀을 구성하고 지원금을 책정하는 등 긴급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멧돼지는 재빠르고 공격성이 강하기 때문에 만나면 소리를 지르거나 등을 보이지 말고, 천천히 물러나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했습니다.

(영상취재 : 한철민·문현진, 영상편집 : 조무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