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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자 앞세우고, 폐업 반복하고…'먹튀 주유소' 기름 첫 압류

<앵커>

가짜 석유를 싼값에 팔고 세금 한 푼 내지 않는 주유소들이 있습니다. 이런 곳들은 이른바 바지사장을 내세우거나 무단 폐업을 반복해서 그동안 세금을 물리기가 쉽지 않았는데 국세청이 처음으로 이들의 기름을 압류해 세금 확보에 나섰습니다.

보도에 권영인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도에 있는 한 주유소입니다.

세금 확보를 위해 주유소에 있는 기름을 빼내고 있습니다.

같은 장소에서 1, 2년간 영업하다 폐업하기를 반복했던 이른바 '먹튀 주유소'입니다.

이번에도 노숙자 명의로 무자료 기름을 팔다 지난 9월 당국의 조사가 시작되자 무단 폐업을 한 뒤, 슬그머니 기초생활수급자를 바지사장으로 내세워 영업했습니다.

[정인교/평택세무서 조사5팀장 : 저희가 그분을 만났을 때 (이를 보여주면서) 봐라 지금 틀니 값이 없어서 (못하고 있는데) 지금 바지사장을 하면 틀니 값을 주겠다고 권유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소유자는 68억 원의 매출을 누락해 세금 한 푼 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다른 일당은 값싼 등유와 무자료 선박유를 섞은 차량용 경유를 19개 주유소에서 팔았습니다.

적발될 경우를 대비해 1억 원을 주기로 하고 대신 처벌받을 사람 2명을 포섭해 두기도 했습니다.

이런 불법 기름 유통은 단기간 영업한 뒤 무단 폐업하는 수법을 쓰기 때문에 적발은 물론, 세금 징수가 어려웠습니다.

최근 5년 간 400건을 적발해 786억 원의 세금을 부과했지만, 받아낸 건 3억 원에 그치는 이유입니다.

이번에 부처 간 공조를 강화하고 먹튀 이력이 있는 주유소 중 최근 다시 개업한 곳을 집중 단속해 348억 원의 불법 석유 유통을 적발했습니다.

탱크로리 6대 분량, 약 2억 원어치도 압수했습니다.

[최재봉/국세청 법인납세국장 : (유류에는) 여러 가지 세금이 좀 더 많이 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면세유라든지 가짜 석유라든지 이런 것을 부정 유통할 경우에 관련된 부당 이득을 더 많이 얻을 수 있다는 특징이 있어서 이런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국세청은 먹튀 혐의가 있는 주유소의 사업자 등록 단계부터 검증을 강화하고, 전산 분석 체계도 개선해 단속 시기를 최대한 앞당기기로 했습니다.

(영상취재 : 최호준, 영상편집 : 김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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