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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액 맞으며 숙제' 교실로 변한 병원…중국 호흡기 질환 확산 '홍역'

수액 맞으며 병원 복도에서 공부하는 학생들

중국에서 호흡기 질환 확산으로 학교 수업 중단이 속출하는 가운데 호흡기 질환에 걸린 학생들이 병원에서 몇 시간을 기다리거나 아예 병실이 모자라 다른 병원으로 이송되는 등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일부 병원에서는 이 질환에 걸린 학생들이 수액을 맞으며 숙제하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습니다.

오늘(29일) 인민일보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등 호흡기 질환이 확산하면서 중국 곳곳에서 감염자가 많이 발생한 학급들이 임시 휴업하고, 수업을 진행하는 학급도 상당수 학생이 출석하지 않아 정상적인 수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장쑤성 타이저우시 질병통제센터는 지난 24일 "많은 학생이 병가를 내 정상적인 수업 진행이 어렵다"며 감염자가 많이 발생한 학급에 대해 닷새 동안 휴업령을 내렸습니다.

저장성 사오싱시의 한 초등학교도 38도 이상 고열 환자가 5명 이상 발생한 학급에 대해 나흘 동안 수업 중단 조치를 했습니다.

산둥성 지난시 한 초등학교 교사는 "50여 명인 한 학급 학생 가운데 절반이 등교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고, 랴오닝성 선양의 한 초등학교의 교사도 "반 30명의 학생 중 6명만 수업을 받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일부 학부모는 자녀가 감염될 것을 우려해 학교에 보내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베이징과 상하이, 광둥, 푸젠 등의 소아과 병원들은 38도 이상 고열 등의 증세를 보이는 어린이 호흡기 질환자들이 포화 상태에 달하자 어린이 환자들을 다른 병원으로 이송하고 있습니다.

상하이 푸단대 부속병원 소아과는 지난 28일 오전에만 발열 응급환자 구호 요청이 190건에 달했고, 예약 접수가 300여 건에 달했습니다.

상하이 대다수 소아과 병원은 환자들이 몰려 진료 대기 시간이 4시간에 달한다고 현지 매체가 전했습니다.

일부 병원에서는 초등학생들이 수액을 맞으면서 복도에 책상을 놓고 숙제를 해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학부모들은 "학교에서 너무 많은 숙제를 내 자녀가 병원에서조차 공부해야 한다"고 불만을 터뜨렸습니다.

베이징 교육 당국은 지난 25일 일선 학교에 공문을 발송해 "호흡기 질환 확산으로 어린이 감염자가 급증하고 있다"며 "학생들의 건강 안전 보장을 위해 감염 교사 및 학생은 완치 때까지 등교하지 말고 집에서 쉴 것"을 지시했습니다.

또 "치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발병 학생들에게 숙제를 내지 말라"고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산둥성 교육청도 "호흡기 전염병 확산 방지를 최우선으로 삼고, 완치되지 않은 학생들이 숙제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인민일보는 의료 전문가들을 인용해 "최근 유행하는 호흡기 질환의 특효약은 없다"며 "개인 예방 수칙을 준수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라"고 권고했습니다.

(사진=북경일보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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