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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문턱에 홀로 선 아버지에게 간 떼어준 고교생 아들

가천효행대상 수상자 양희찬 군(왼쪽)과 최은별 양

아버지는 지난해 간 기능 저하로 의식을 잃어 죽음의 문턱에 홀로 섰습니다.

간 이식을 해줄 누군가가 필요했습니다.

어머니는 지병이 있었고, 어린 여동생에게는 차마 말조차 꺼낼 수 없었습니다.

경북 구미 금오공고에 재학 중인 양희찬(18) 군은 기꺼이 자신의 간을 아버지에게 떼어줘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의사 선생님과 상담 후 이식 적합자로 판정이 나자 곧바로 날짜를 잡고 간 이식 수술을 했습니다.

수술 후 통증이 있었지만, 가슴에 생긴 흉터를 보며 양 군은 웃었습니다.

다행히 양 군의 아버지도 수술 후 1년이 지난 현재 건강을 되찾았습니다.

양 군은 "(간 이식 수술로) 평소 꿈꾸던 직업 군인은 될 수 없겠지만 아버지를 지킬 수 있어 다행"이라며 "고교 졸업을 앞두고 공장에서 정밀 기기를 다루는 현장 실습을 하고 있는데 나중에는 기능올림픽에 나가서 메달을 따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인천 신흥여중에 다니는 최은별(15)양은 어머니 없이 혼자 아버지를 돌보며 집안일을 챙깁니다.

아버지는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당뇨 증세가 악화했고, 지난해 초 결국 오른쪽 다리를 잃었습니다.

언니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 취업 후 따로 살고 있습니다.

정기적으로 신장 투석을 받아야 하는 아버지를 병원까지 모시고 가는 일은 온전히 최 양 몫입니다.

약을 거르시지 않도록 잔소리도 하면서 식사까지 챙겨야 합니다.

다리 근육이 굳지 않게 매일 주무르고 연고를 바르며 아버지를 돌보고 있습니다.

어려운 형편에도 최 양은 워낙 밝은 성격이어서 인사도 잘해 동네 어른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습니다.

권양은 "틈틈이 동네 어르신이 운영하는 작은 가게에서 받은 월급으로 아버지와 함께 외식도 한다"며 "내년에는 세무 분야를 배우기 위해 상고에 진학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가천문화재단은 효심이 지극한 현대판 '심청이'에게 주는 제25회 가천효행대상 수상자로 양 군과 최 양을 선정했다고 오늘(29일) 밝혔습니다.

다문화효부상 대상은 연로한 시어머니를 모시며 지적장애가 있는 남편과 아들을 돌보는 파자르도겜마(필리핀 출생)씨가, 효행교육상 대상은 매월 25일을 '효의 날'로 지정해 다양한 캠페인을 펼치는 서울 강동고등학교가 받았습니다.

가천문화재단은 또 가천효행상 본상 4명·특별상 4명, 다문화효부상 본상 2명, 다문화도우미상 대상 1개 단체·특별상 1개 단체. 효행교육상 본상 1명을 선정했습니다.

가천효행대상은 가천문화재단 설립자인 이길여 가천대 총장이 1999년 심청전 원작의 무대로 추정되는 인천 백령도에 심청 동상을 제작해 기증한 것을 계기로 제정됐습니다.

부문별 수상자에게는 각각 장학금 300만∼1천만 원과 100만 원 상당의 종합건강검진권 등이 상금과 부상으로 주어집니다.

시상식은 다음 달 5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립니다.

당일 행사는 길병원 65주년과 가천효행대상 25주년을 기념하는 콘서트와 함께 진행됩니다.

가천문화재단 관계자는 "1999년부터 올해까지 효녀와 효부 313명을 찾아내 시상했다"며 "앞으로도 효를 중시하는 문화를 지키기 위해 가천효행대상을 이어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사진=가천문화재단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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