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집값이 바닥을 찍었다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부동산시장이 다시금 얼어붙고 있습니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는 4개월여 만에 오름세를 멈췄고, 서울 강남의 집값마저 다시 떨어지고 있는데,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 이호건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 강남구의 대치 은마아파트 단지, 재건축 기대감 등으로 올 초 거래가 회복되다 지난 8월부터 쪼그라들기 시작하더니, 이달 들어 전용면적 76㎡ 아파트가 한 달 전보다 6천만 원 싸게 팔렸습니다.
[A 공인중개사 : 요즘 뭐 전혀 잘 안 돼요. 거래 자체가 잘 안 되니까 지금.]
주변 도곡동 도곡렉슬 역시 59㎡ 거래가가 한 달 만에 3억 가까이 떨어졌고, 압구정동 미성 2차 74㎡도 1억 싸게 팔렸습니다.
[B 공인중개사 : (금리가) 어마어마하지. 못 버티는 거지 사람들이. 지금 진짜 어려워요. 어디 가나 이거 똑같아요.]
올해 집값 상승을 주도했던 서울 강남 지역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주 대비 0.02% 떨어졌습니다.
강남 아파트 가격 하락은 31주 만에 처음입니다.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노원, 도봉, 강북 집값도 내렸고, 5대 광역시 평균도 하락 전환했습니다.
그 결과 전국 아파트 매매가는 0% 보합을 기록해 18주 연속 계속된 상승세를 마감했습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실수요자들이 빚내기는 부담스러운 상황, 또 특례보금자리론과 50년 주담대 등 대출 총량 죄기에 나서는 정부가 정책 대출 상품을 종료한 것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관망세가 짙어지며 거래량이 급감하고 매수 심리는 위축됐습니다.
[박원갑/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 : 싼 매물이 이미 소진된 상태에서 비싼 집을 그것도 높은 금리로 집을 사기는 녹록지 않은 것 같고요. 수요자들의 심리가 냉각되고 있어서 당분간 조정 국면이 더 이어질 것으로.]
미국발 고금리 기조가 적어도 내년 초 중반까지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돼 시장 분위기가 급반전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영상취재 : 김남성, 영상편집 : 김윤성, 디자인 : 제갈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