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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착] 대장에 파리가 왜 있어?…내시경 카메라에 찍힌 '미스터리'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던 미국 60대 남성의 대장에서 온전한 형태의 파리가 발견됐다. (사진=미국소화기학회지)
대장 내시경을 받던 미국 남성의 장 속에서 '온전한 형태'의 파리가 발견돼 화제입니다.

현지시간 22일 영국 매체 인디펜던트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미국 미주리주에 거주하는 A(63) 씨는 대장암 정기검진을 위해 병원에서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던 중 대장 상부에 위치한 횡행결장에서 온전한 모습의 파리가 발견됐습니다.

그간 별다른 증상을 못했던 A 씨는 당황했지만, A 씨보다 더 당황한 건 의료진이었습니다.

입으로 들어간 파리가 위산을 피해 장까지 내려갔다고 하더라도 심한 굴곡에 어두컴컴한 대장 중간까지 도달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 입니다.

매튜 벡톨드 미주리의대 소화기내과 과장은 인터뷰에서 "환자의 대장 안에 파리가 달라붙어 있었고 나와 다른 의사들이 모여 검침 도구로 쿡 찔러서 죽었는지 확인했다"며 "파리는 움직이지 않았고 확실히 죽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파리가 환자 입을 통해 몸속으로 들어갔다면 위산 때문에 형태가 온전하지 못했을 텐데 온전한 형태로 대장에서 발견한 것 자체가 미스터리한 일"이라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파리는 대체 어떻게 대장 속으로 들어간 것일까.

A 씨의 말에 의하면 내시경 검사를 앞두고 24시간 금식을 하기 전 피자와 양상추를 먹었고 그 이후 검사를 앞두고는 장세척을 도와주는 액체만 마신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에 매튜 소화기내과 과장은 A 씨가 검진을 위해 금식하기 전 먹은 음식에 주목했습니다.

그는 "그나마 가능성이 있는 건 '구더기 감염증(myiasis·승저증)'이다. 금식 전 A 씨가 먹었던 양상추에 파리의 알이 붙어 있었고 그 알이 위산에 살아남아 창자까지 내려간 뒤 부화했을 수 있다"고 의견을 냈습니다.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던 미국 60대 남성의 대장에서 온전한 형태의 파리가 발견됐다.

구더기 감염증이란 파리 유충인 구더기가 체내에 침입해 감염되는 병을 말합니다.

보통은 상처가 났을 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했을 경우 파리가 상처에 알을 낳으면서 감염되는데 아주 드물게는 과일이나 채소에 묻은 파리 알을 통해 감염되기도 합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감염된 환자 중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사람들도 있지만 일부는 복통과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번 사례는 미국소화기학회지(American Journal of Gastroenterology) 최근호에 '벽 위에 자란 파리 : 대장 내시경 검사에서 불가사의한 발견'이라는 제목으로 실렸습니다.

 (사진=미국소화기학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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